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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높은 임금, 낮은 세금, 낮은 복지 국가로"

2020년 법인세율 18%로 축소

복지지출 120억파운드 줄이고 생활임금은 9파운드로 올려

영국 보수당 정부가 법인세율을 현행 20%에서 오는 2020년 18%까지 낮추고 복지비용은 대폭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예산안을 공개했다.

지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보수당이 단독 편성한 예산안을 발표한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하원 연설에서 영국을 '높은 임금, 낮은 세금, 낮은 복지' 국가로 바꾸기 위해 향후 5년간 복지 지출을 120억파운드(약 21조원) 삭감하는 대신 생활임금을 현재의 6.5파운드에서 9파운드까지 인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즈번 장관은 "그리스 위기에서 보듯이 국가가 빚을 조절하지 못하면 빚이 국가를 통제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며 "영국은 여전히 너무 많이 쓰고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으며 취약한 생산성으로 투자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이번 예산안은 경제안보를 최우선으로 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기업투자 유치를 위해 현재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법인세율을 향후 5년간 추가로 인하한다. 오즈번 장관은 현재 20%인 법인세율을 2017년 19%, 2020년에는 18%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



또 재정개선을 위한 세출삭감을 이루려 복지예산에는 대대적인 메스를 가한다. 내년부터 소득세가 면제되는 최저 연봉 상한선은 1만1,000파운드로 높아지고 저소득층 학생에게 주던 지원금은 대출제로 바뀐다. 21세 미만에게 지급하던 주택지원금도 없애기로 했다.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던 주택수당·세금환급액 등도 4년간 동결된다.

대신 보수당 정부는 근로자의 임금을 높이기 위해 '생활임금' 도입에 나서기로 했다. 생활임금이란 물가를 반영해 근로자 가족이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정도의 임금으로 대체로 최저임금보다 높다. 오즈번 장관은 내년 4월부터 25세 이상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시간당 7.7파운드에 맞추고 2020년에는 이를 9파운드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21세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영국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6.5파운드다. 오즈번 장관은 "이는 근로자를 위한 예산"이라며 "앞으로 5년 동안 영국을 '낮은 임금, 높은 세금, 높은 복지' 경제에서 '높은 임금, 낮은 세금, 낮은 복지' 국가로 바꾸기 위한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예산안 발표에 앞서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 번 돈을 세금으로 내고 정부는 다시 이 돈을 이들에게 더 많은 복지와 함께 돌려주는 '터무니없는 회전목마'를 끝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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