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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과잉진료, 의료계 자정노력해야

이호규 정답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최근 척추관절병원의 광고가 부쩍 많아졌다. 광고에 나오는 내용을 정형외과 전문의인 내가 봐도 "허리를 이렇게 치료하면 못 고치는 병이 없겠다"싶을 정도다. 치료의 단점은 쏙 빼놓고 장점만을 과장하다 보니 의료광고에 현혹되기 쉬운 국민들에게는 이만저만 큰일이 아니다.

얼마 전 70세 노인이 딸과 함께 진료를 보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다른 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한 후 통증이 점점 심해져 재수술을 한 환자였다. 나는 치료의 과정을 살펴보다 의사로서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환자의 수술 전 MRI를 아무리 살펴봐도 왜 수술을 했는지 알 수가 없었고 어깨의 이두박근 부착 부위에 나사를 삽입한 재수술은 젊은 나이의 환자, 그것도 아주 일부에서만 할 수 있는 수술이었기 때문이다. 왜 수술을 했느냐고 물어보니 병원에서 지금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팔을 못 쓸 것처럼 말해 수술을 했다고 하셨다.

최근에는 고가의 비수술적 시술이 문제 되는 경우도 있다. 신경성형술·풍선확장술과 같은 유착박리술과 수핵성형술 등은 대학병원에서는 디스크 등의 첫 단계 치료로 잘 권하지 않는 방법들이다. 단점은 쏙 빼버린 채 디스크를 수술 대신 해결한다는 과장된 설명으로 환자를 현혹해 고가의 비수술을 선택하도록 한다면 이는 정직하지 못한 진료를 하는 것이다. 다른 치료방법이 있는 환자에게 무리하게 수술·시술을 권하는 일부 의사 때문에 정직한 의사들까지 매도 당하는 것이 안타깝다. 이제 일부 척추관절병원의 과잉치료로 환자의 피해를 줄이고 의료계 전체가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서 의사들이 적극적인 자정 노력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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