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대표, 병원 이사장, 공인회계사 등 국내 부유층 인사들이 환치기를 통해 거액을 해외로 빼돌려 필리핀에서 도박을 일삼다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경찰청은 3일 병원 이사장, 중견기업 대표, 학원장 등 부유층 인사에게 카지노를 알선하고 불법 도박자금을 대준 알선책 최모(34)씨 등 6명을 도박방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 꼬임에 빠져 필리핀 현지 카지노에서 최고 3억원 상당의 바카라 게임을 한 최모(36) 학원장, 박모(60) 병원 이사장, 연모(50)공인회계사 등 31명을 상습도박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달아난 도박 알선총책 김모(46)씨 등 3명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알선책은 지난 2008년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학원장 최씨 등 31명을 카지노에 알선하고 카지노 측으로부터 알선고객이 칩으로 환전한 금액의 3%를 수수료로, 베팅금액의 0.5~1.5%를 롤링포인트 등으로 챙긴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학원장 최씨 등 도박 행위자들은 필리핀 카지노에서 바카라 도박으로 1인당 수백만원에서 최고 3억원까지 잃는 등 모두 14억원 상당을 탕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도박 알선조직은 강원랜드 인근에 여행사 대리점를 운영하거나 전당포를 운영하는 모집책을 통해 필리핀 항공권, 호텔숙박권 등을 무료제공 하는 등의 수법으로 국내 부유층 인사를 현지 카지노로 유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고객들이 도박자금을 탕진하면 알선업자의 계좌를 이용해 송금·환전토록 해 돈을 빌려주고 변제 받는 수법을 사용해 왔다. 경찰은 알선책의 6개 통장에서 14억여원에 이르는 환치기 거래금액을 확인했다. 적발된 도박 행위자와 알선책 37명은 학원장 2명, 공인회계사 1명, 병원 이사장 1명, 기업체 대표 9명, 고소득 자영업자 12명, 회사원과 가정주부 각 3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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