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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징용피해자 미불임금 청구 어려워"

정부 "日서 받은 경협자금 3억弗에 포함"…책임 논란 커질듯

정부가 대일청구권 협정 당시 받은 경제협력 자금이 일제 징용 피해자들의 미불임금에 대한 대가라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가치로 3조~4조원에 이르는 미불임금을 되찾기 어렵게 된 것은 물론 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이 아닌 한국 정부를 상대로 미불임금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으로 전망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14일 외교통상부는 징용 피해자들이 정부의 위로금 정책에 문제가 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서면으로 “일제 동원 피해자 공탁금(미불임금)은 청구권 협정을 통해 일본으로부터 받은 무상 3억달러에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해 일본 정부에 청구권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불임금은 일본 기업들이 징용된 조선인에게 지급하지 않은 미지급 임금으로 2차대전 직후 일본 후생성(보건복지부)은 해당 기업들에 미지불금을 공탁소에 맡길 것을 지시했다. 현재 일본은행은 미불임금으로 3억600만엔이 공탁돼 있지만 이는 지난 1945년 당시의 액면가로서 현재 물가로 환산할 경우 3조~4조원에 이른다. 현재 우리 정부는 2008년부터 ‘태평양전쟁 강제동원 희생자 지원법’을 마련해 당시 금액 1엔을 2,000원으로 환상해 위로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징용 피해자들은 이 금액이 실제 가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징용으로 부친을 잃은 이윤재씨는 1엔당 2,000원은 비현실적인 위로금이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이의를 제기한 소송을 냈다. 그동안 일제 피해자를 지원해온 최봉태 변호사는 “일본과 우리 정부가 미불임금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아 일본을 상대로 소송을 벌였다”며 “이제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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