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주요 기업들도 올 상반기 3년반 만에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이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올 상반기 중 연매출 2,000만위안 이상 제조업체의 순이익이 2조3,117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의 순이익 증가율 28.7%에 비하면 크게 악화한 것이다. 올 상반기 매출증가율 역시 11.3%로 전년동기의 29.7%에 비하면 거의 3분의1로 떨어졌다.
특히 올 상반기 중 국유기업 및 국유주식형 제조업체의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10.9% 줄어들었다. 외자유치 및 외국합작 기업도 13.4% 감소해 경기둔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는 24일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2% 줄어든 87억9,000만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실적발표가 예정된 중국 최대 전자제품 양판점 쑤닝어플라이언스 역시 상반기 순익이 전년보다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등의 영향으로 중국의 경기둔화가 가속화하면서 국유기업마저 실적부진에 허덕이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이던 2008년 하반기 이후 가장 부진한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임금상승과 높은 세금도 기업들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AFP통신은 이날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 노동비용이 4년 안에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16개 성과 직할시의 최저임금은 상반기에 전년보다 19.7% 올랐다.
나티시스은행은 "중국의 노동비용이 4년 안에 미국, 7년 안에는 일본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기업들의 법인세 납부가 증가한 것도 기업활동을 옥죄고 있다. 웨이야오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기업들이 2·4분기에 낸 법인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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