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정부 채무한도 증액을 놓고 미 정치권은 정면 대립했고, 미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사상 초유의 결과가 빚어졌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는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7월7일 1,353.22에서 8월 22일 1,123.82로 17%나 폭락했다.
이 같은 사태가 이번에도 재연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앤 밀레티 웰스파고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벌써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시장도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자산운용에 돌입하고 있다. 3억달러 규모의 윌밍턴 채권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윌머 스티스는 지난해 8월의 전략을 다시 꺼내보고 있다. 그는 "경제주체들에 꼭 필요한 자신감이 정치권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며 "보다 보수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스티스는 재정문제에 대한 워싱턴의 타협이 최후순간까지 미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변동성이 심한 회사채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신 유동성이 풍부하고 5년 정도의 중기 만기의 마이크로 소프트, 구글, 코코노필립스 등 우량 회사채를 사들이고 있다.
재정문제 공방으로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경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RB)가 다시 한번 채권매입과 같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짜는 투자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 매거비 맥거비 웰스 매니지먼트 대표는 성장주를 매각하는 중기 모기지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그는 "FRB는 경제상황이 악화된다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며 "이 같은 상황이 다시 연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단기국채보다는, 비교적 수익률이 높은 지방정부채, 회사채 등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주식투자자들은 저성장 국면에서 안정적인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종목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앨런 게일 리지월스 인베스트먼트 펀드매니저는 "대통령과 의회가 과거에 보였던 행태를 감안할 때 그들은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강보험 개혁으로 인해 그동안 소외됐던 의약주 등 헬스케어 종목이 유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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