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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확대후 '독일경제 우려' 확산

높은 법인세·경직된 노동시장등 환경 열악

유럽연합(EU) 확대 이후 독일 경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높은 법인세율과 경직된 노동시장 등의 열악한 경제 환경으로 독일 기업들이 대거 동유럽으로 이전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획기적인 경제개혁을 위해 내놓은 ‘아젠다2010’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는 점 역시 독일 기업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아젠다2010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와 규제철폐 등을 골자로 한 경제개혁방안이다. 상황이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마침내 독일 상공회의소 의장인 루드비히 게오르그 브라운은 더 이상 기업들은 독일에서 상황이 변하기를 기다려서는 안된다며 동유럽의 EU 가입을 계기로 동진(東進)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슈뢰더 총리는 반애국적인 행동이라며 강하게 비난했지만, 기업들에게는 ‘쇠귀에 경읽기’ 형국이 되고 있다. 독일 기업들이 가장 힘들어 하고 있는 부문은 경직된 노동시장과 강성노조. 아젠더2010 이후 정리해고요건이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미국에서 2주면 가능한 정리해고가 독일에선 여전히 3개월이나 걸린다. 노조 대표에게 부여된 막강한 권력과 강성노조도 기업입장에선 부담이다. 하인리히 폰 피러 지멘스 회장은 노조가 제안한 임금이 30% 정도 삭감되지 않을 경우 휴대폰 제조 공장을 헝가리로 이전하겠다고 현재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법인세도 독일기업들의 동진을 자극하고 있다. 독일 법인세율은 38.7%로, 동유럽은 물론 프랑스(35.4%), 오스트리아(35%) 등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들보다도 높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독일도 노조와 정부의 개혁의지부족 때문에 기업들의 엑소더스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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