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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기업과 벤처기업

높은 임금과 성과급 잔치로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는 공기업은 이제 샐러리맨들의 우상이 됐다. 대학 졸업생은 물론 일반 직장인까지 몰리면서 공기업의 취업경쟁률은 수백 대 1을 우습게 돌파해버렸다. 정말 ‘신’이 아니면 들어가기 어렵게 말이다. 이런 공기업들을 보면 정반대의 위치에 있는 벤처기업 사정과 정말 대조적이란 생각이 든다. “정말 사람이 없습니다. 구직난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죠. 달랑 도전정신만 강조해서 젊은 인재를 데려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근 취재 과정에서 만난 벤처기업 사장들은 한결 같이 인력 고갈에 따른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많아봐야 수십 명의 연구인력으로 돌아가는 이들 기업은 공기업처럼 평생 안정적인 직장을 장담할 수도, 높은 임금과 복지혜택을 약속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본인이 성공하면 단번에 스타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밀려나갈 수 밖에 없는, 말 그대로 ‘모험(Venture)’이 필요한 세계다. 벤처기업들이 10년 전 업계의 화려한 전성기를 그리워하며 그때만큼 인재가 몰리지 않는다고 단순히 볼멘소리를 하는 것 같진 않다. 당장 밤을 새며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시키기 위해 함께 뛸 2~3명의 인재를 구하는 것 조차 쉽지 않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물론 공기업에 몸담고 있는 임직원 입장에서야 억울한 면이 없지 않겠지만 이런 단면을 봐도 ‘리스크 낮은’ 공기업이 ‘높은 대가’를 받는 것에 대한 사회의 비난과 질시는 그리 이상해보이지 않는다. 인재가 어디로 흘러 들어가나 보면 국가의 미래가 보인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젊은 인재들에게 과감한 도전을 회피하고 안정적인 미래를 ‘권장’하는 양상이다. “IT코리아. 글쎄요. 인재가 없는 IT강국이 있을 수 있나요”라고 자조하던 한 벤처기업 사장의 말이 의미심장 하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공기업 코리아’보다는 ‘IT코리아’로 불리길 원하고 구글과 같은 성공한 벤처기업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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