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은 3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러시아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제재를 더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전날 미국과 EU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의 주요 경제 부문인 금융·에너지·방위산업에 대한 강도 높은 추가 제재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추가 압박에 나선 것이다.
미국 정부는 또 최근 중국과 한국·싱가포르 등에 국무부 고위급 관계자를 파견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조치를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으며 31일부터 이틀 동안 일본도 방문해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전했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미 국무부 고위급 관계자는 이날 "주요 금융·상업거점의 중심지인 이들 국가가 (러시아에 대한) 우리의 압박에 동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러 제재에 가장 먼저 보조를 맞춘 아시아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8일 "G7과 긴밀히 협의해 함께 대응하겠다"며 추가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아직 다른 국가들의 참여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한편 서방의 고강도 추가 제재에도 제재 수위가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침에 따라 러시아 금융시장은 오히려 호조를 보이고 있다. 30일 러시아의 MICEX 지수는 전날보다 1.04% 오른 1,384.04로 마감해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채권·외환시장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모스크바 소재 알파캐피털의 블라디미르 브라긴 리서치 책임자는 "시장의 우려만큼 제재 강도가 세지 않다"고 지적했다. 런던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신흥시장 분석 책임자인 티머시 애시는 "서방이 (으름장을 놓지만) 아직은 러시아에 본격적인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EU가 자국 기업의 부수적 충격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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