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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대마는 살렸지만

대마는 살렸지만



흑29로 좌하귀마저 살아서 강동윤은 간신히 대형 사고를 모면했다. 대마를 잡히는 것은 프로기사의 수치로 통한다. 그래서 프로기사들은 늘 대마의 안전에 신경을 쓰며 던질 때 던지더라도 대마만은 살리려고 애를 쓴다. 백42부터는 단순한 끝내기 수순이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유리한 쪽에서는 안전 위주로 두고 불리한 쪽에서는 뭔가 노림을 품으면서 두고 있다. “이미 승부의 긴장감은 사라진 상태입니다. 쌍방이 승패를 훤히 알고 있어요. 반면으로 비슷하니까 백의 낙승입니다.”(윤현석) 이세돌이 마치 18급 하수처럼 백72로 둔탁하게 연결하자 강동윤이 돌을 던졌다. 서반에 강동윤이 참고도1의 흑1, 3으로 몸조심을 한 수순이 다소 문제였다는 지적이 먼저 나왔다. 악수도 완착도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몸조심을 할 필요가 과연 있었는지 얄궂은 장면이었다. 참고도2의 백1 이하 흑10의 수순만 읽고 중앙 난투를 능동적으로 펼쳤던 강동윤의 부주의가 패착이었다. 이 수순을 펼치기 전에 이세돌은 백A로 먼저 치중하여 흑B와 교환시키는 기민함을 보였다. 그 장면이 이 바둑의 하이라이트였다. “강동윤이 못 두어서 진 게 아니고 이세돌이 너무도 잘 두어서 이긴 바둑입니다.”(김만수) 5번기의 제1국을 패하였던 이세돌이 제2, 제3국을 연승했다. 강동윤이 막판에 몰렸다. 172수끝 백불계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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