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거래소를 나스닥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NYSE가 페이스북을 나스닥에서 빼오기 위해 페이스북과 수십통의 e메일을 주고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허핑턴포스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페이스북의 NYSE 이전을 양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과 나스닥 측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나스닥은 페이스북 상장 첫날인 지난 18일 시스템 오류로 거래가 30분이나 지연되는 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 이 같은 장애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나스닥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자 '대어'를 놓쳤던 NYSE가 '큰물인 NYSE에서 활동하라'고 페이스북에 제안한 것이다. WSJ는 "페이스북이 상장돼 있다는 것은 그 증권거래소의 가치와 명예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이로써 페이스북을 끌어가기 위한 IPO 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당초 NYSE와 나스닥은 인터넷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앞둔 페이스북을 유치하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NYSE는 애플과 구글 등에 이어 페이스북마저 놓친다면 세계 최대의 증권거래소라는 명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으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나스닥은 페이스북까지 유치해 NYSE를 따라잡을 구상을 하고 있었다. 결국 페이스북은 자사의 기술주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고 모든 거래가 전산 처리돼 상장비용을 아낄 수 있는 나스닥을 선택해 NYSE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한편 페이스북 주가가 폭락한 가운데 주간사들이 IPO 전 페이스북 투자전망에 대해 부정적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기관투자가들에만 배포한 데 대해 정치권과 법원의 조사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2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가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23일에는 상원 금융위원회까지 가세했고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은 이미 모건스탠리에 소환장을 발송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페이스북 주주들이 미국 각지에서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한 경영진과 주간사인 모건스탠리ㆍ골드만삭스ㆍ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바클레이스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의 IPO 설명회 당시 모건스탠리 등 주간사가 기업 투자전망을 하향 조정한 보고서를 큰손들에만 전달한 것과 페이스북이 이를 공시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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