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 조짐으로 경영 악화를 겪고 있는 제주골프장업계가 중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제주지역협의회는 최근 중국 마케팅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골프장 홍보 및 중국 골프계와의 교류 강화에 나섰다. TF팀은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제주 골프유치 홍보 초청투어'를 진행한다. 중국 내 최대 골프 전문지와 인터넷 골프 사이트, 대규모 골프모임 관계자 등을 초청해 제주도 내 주요 골프장과 관광지를 소개하는 행사다. 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공식 초청 이벤트를 펼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지난 10월 중국 골프장대표자연합회 회의에 참석한 TF팀이 중국 골퍼들이 제주 골프장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초청투어를 마련했다. 제주도청도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 대중국 마케팅 강화는 제주골프장업계의 어려움과 최근 중국 골프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세에 따른 움직임이다. 제주도 내에 운영 중인 골프장은 29곳. 지난해 25곳의 홀당 이용객 수는 2,58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홀당 이용객 3,881명의 약 66% 수준에 불과하다. 6곳이 건설 중이거나 인허가를 추진 중이어서 개별 골프장의 경영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일의 경우 전체 팀 수의 절반을 채우기가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감축 등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용객 늘리기 이외에는 뚜렷한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업계가 돌파구로 꺼내든 카드가 대중국 마케팅이다. 중국은 골프인구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데 비해 운영 중인 골프장은 500개 정도로 파악된다. 특히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 지역은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고 일부 유명 골프장은 회원권 가격이 20억원에 달해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25만8,414명)은 처음으로 일본(18만3,168명)을 추월해 외국인 중 최다를 기록했다. 중국 마케팅 TF팀장으로 활동 중인 이승훈 롯데스카이힐CC 대표는 "중국 골퍼들은 제주도에 대해 신비의 섬이라는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베이징이나 상하이는 한 시간 비행거리이기 때문에 제주 골프장을 잘 홍보한다면 중국인의 체류형 골프여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케팅 방법으로는 골프장 간 회원교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세계 100대 골프장으로 이름난 나인브릿지는 HSBC챔피언스 대회 개최지인 상하이의 시샨인터내셔널, 베이징의 파인밸리와 회원교류 협약을 맺었고 롯데스카이힐도 단둥의 우룽, 칭다오의 골든레이크와 계약을 체결했다. 라온골프장은 휴양리조트인 라온프라이빗타운의 1차 분양 220실 가운데 109실을 중국인과 계약하기도 했다. 평일 위주의 패키지나 복수 골프장의 연합 이용권 판매 등 골프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중국인을 직원으로 채용하거나 중국어가 가능한 캐디를 우대하는 골프장도 늘고 있다. TF팀은 항공편 등의 문제도 제주도 및 관계기관과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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