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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 EBS 잘 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사교육비 절감대책으로 내놓았던 수능전문 채널인 EBSi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도 3년이 지났다.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자체 홍보와는 달리 최근 EBS와 수능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EBSi에 대한 언론과 국회의원들의 비판은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부와 EBS의 목표와는 달리 사교육시장은 더욱 기세등등해졌고 심지어 많은 학생들이 EBSi의 수능 출제와 무료강의라는 혜택을 외면하고 타 사이트의 유료강의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학생들이 EBSi를 외면하는 이유가 강의 방식에 있다며 타 사이트의 강의와 비교하며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EBS 측도 억울하다며 나름대로 반박하고 있다. 그렇게 EBS 강의 등 서비스가 열악한가, 더 훌륭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대책은 없는가에 대해 사교육 전문가가 바라본 공교육 EBS의 현주소를 파악해보고자 한다. 인터넷 교육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e러닝 전문가로서 필자가 EBS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다이아몬드를 품고 있는 광석’ 이다. 즉 너무도 값진 다이아몬드가 들어 있지만 아직 보석으로 팔리기에는 부족한 광석인 것이다. 오랫동안 여러 사이트를 조사하고 운영하는 입장에서 살펴볼 때 EBSi의 수능 강의와 기타 서비스는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 EBSi는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많은 강좌 수, 상위권은 물론이고 중ㆍ하위권까지 들을 수 있는 수준별 맞춤학습을 위한 강의 시스템, 그리고 여러 가지 흥미와 시각적 효과를 배려한 촬영 방식 등 타 사이트에서는 여러 여건상 절대로 따라할 수도 없는 고품질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강의보다 더 중요한 평가시스템(문제은행)이 있다. 강의를 듣기 전에 자기 실력을 알 수 있는 진단평가와 학습 후 확인 테스트를 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학습 효과가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특히 ‘학력진단’ 서비스는 자신의 취약점을 발견하고 그에 맞는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맞춤 교육’에 한발 다가가는 EBS만의 강점이다. 그밖에 선배들의 조언, 학습법, 입시 정보 및 전략 등 대입에 필요한 거의 모든 서비스를 EBS는 실현하고 있다. 지금의 EBS는 가진 것에 비해, 하고 있는 일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것이 사교육 전문가가 바라본, 너무도 탐나는 EBS의 현주소이다. 이런 훌륭한 이점에도, 또 무료강의임에도 불구하고 외면당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 때문이다. 소비자인 학생 입장에서 진정 필요한 강의와 자료 문제 관리 서비스가 아닌 선생님 입장, 혹은 기업의 입장에서 제공하고 싶은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 업계 시장조사보다 먼저 학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들을 서비스하기 위한 적합한 강사 섭외와 자료 문제 관리 등이 하나의 프로세스화돼야 할 것이다. 좋은 서비스를 많이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은 그리 많지 않다. 또 그 많고 좋은 서비스들이 모두 흩어져 있어 이용자가 열심히 연구하고 찾지 않고서는 발견하기조차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학생이 찾고자 하는 강의나 자료 문제들을 한번에 찾을 수 있고 그것들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준다면 그 어느 사이트에서도 맛볼 수 없는 ‘나만을 위한 공부방’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들과 자원봉사 대학생들을 적극 활용해 1대1 멘토링(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교육의 이데아’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EBS는 공교육을 강화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 사교육과 연계해서 비교하지 말아달라고 그들은 말한다. 또한 이런 경쟁을 하다 보면 공익방송을 못한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정부의 정책을 현실화하고 있고, 그래서 정부의 지원을 받는 마당에 그런 변명을 한다면 그것은 무책임하고 실망스러운 항변이다. 사교육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능력도 있고 그런 조직도 갖추었는데 왜 회피하려 하는가. 진정 필요한 교육 혁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책임감과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EBS보다 먼저 국민을 생각하고 학생 입장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는 냉정한 자기 혁신을 우선시한다면 EBS는 신뢰받고 사랑받는 진정한 교육의 메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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