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외 건설은 1965~1973년 현대건설이 태국에, 삼환이 중동에 최초 진출한 개척기를 거쳐 1981~1983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건설 수출 국가로 부상한 제1차 중동 붐을 경험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 위기 이후 1998~2004년 연간 수주액이 1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던 침체기를 지나 2007년 이후 지금까지는 연평균 수주액이 500억달러를 상회하는 제2차 중동 붐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의 건설전문지 ENR 발표에 따르면 2007년도 세계 13위 수준이던 한국 해외 건설이 2010년에는 7위로 뛰어올라 일본을 추월했고 올해는 같은 7위지만 6위인 이탈리아와의 점유율 격차를 3.7%포인트에서 1.7%포인트로 줄였고 8위인 일본과는 0.7%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늘릴 만큼 경쟁력이 강화됐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건설 시장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공 발주 감소로 국민총소득 대비 점유율이 2006년 11.8%에서 2011년 8.9%로 감소한 반면 해외 건설 수주는 같은 기간 2.0%에서 2011년 5.2%로 증가해 국내 수주 감소에 따라 어려움에 처한 우리 건설산업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해외 건설은 아직도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지난해 해외건설협회와 한국리서치가 공동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해외 건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 금융ㆍ인력ㆍ정보 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해외 건설 수주에서 금융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나 우리의 금융 조달 능력은 미국ㆍ일본 등 경쟁 국가에 현저히 못 미치는 열세에 놓였다.
해외 건설 전문인력 역시 부족하고 특히 플랜트 인력은 해외건설협회 등에서 단기 교육을 통해 집중 양성하고 있으나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세계 건설 시장의 환경은 급변하고 있지만 해외 정보 수집 능력은 미미해 많은 수주 기회를 놓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취약점은 진출 시장이 지역적으로는 중동, 공종별로는 플랜트, 기업 규모로는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마침 국토해양위원회 이노근 의원이 해외 건설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될 '해외건설연구소'의 설립을 내용으로 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이 법안이 결실을 맺어 현재 당면하고 있는 금융ㆍ인력ㆍ정보, 시장 다변화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개발돼 한국의 건설 영토를 세계로 확대해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회와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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