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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일상서 접하는 다양한 역설들 분석

■ 패러독스 et 딜레마 (위르겐 비틀리츠 지음, 보누스 펴냄)


아기 엄마가 아기와 함께 물가에 놀러 나갔다가 악어를 만났다. 악어는 "내가 아기를 잡아먹을 지 안 잡아먹을 지 당신이 알아맞히면 아기를 무사히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아기 엄마는 "너는 내 아기를 잡아먹을거야"라고 답한 뒤 "이제 네가 아기를 잡아먹는다면 나는 너의 의도를 알아맞힌 거니깐 넌 아기를 돌려줘야 해"라고 덧붙였다. 악어는 아기를 돌려주게 되면 엄마가 틀렸는데도 아기를 잡아먹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아기를 잡아먹으려 한다면 엄마가 맞았으니 돌려줘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구철학에서 논의된 철학적 난제들을 다루었다. 고전적인 역설부터 일상에서 접하는 역설, 확률에서 발생하는 역설, 종교ㆍ윤리 문제에 등장하는 각종 역설 들을 폭 넓게 다룬다.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고 말한 소크라테스가 그 말 자체로 '안다'는 사실을 인정한 역설을 보여준 것처럼 다양한 사례들이 흥미롭게 분석돼있다. 책은 언어의 논쟁 뿐아니라 네덜란드 화가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기하학 적은 그림들을 통해 '인지의 패러독스'도 설명한다. 다양하게 제시된 그림을 통해 언어는 물론 인간의 다른 감각기관도 얼마나 쉽게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지 증명한다. 저자는 패러독스와 딜레마를 통해 인간의 합리성이라는 장막을 걷어낸다. 하지만 저자는 역설에직면했을 때 당혹스럽겠지만 지나치게 심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상식을 벗어난 논의들이 웃음을 자아낼 수 있다며 유쾌하게 패러독스와 딜레마를 즐기라고 말한다. 1만 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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