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복구공사가 전통 기법에 기반을 둔 설계에 따라 진행되지 않아 원형 훼손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감사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화재 보수 및 정비사업 집행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09년 7월 숭례문복구자문단 기술분과 회의에서 ‘지붕 강회다짐층’은 통풍 및 공기 순환이 어려워 목재의 부식이 심화되는 등 원형훼손의 우려가 제기됐는데도 설계를 변경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회다짐층은 누수 방지와 기와 침하를 방지하기 위한 방식이지만 목구조에서는 방수층으로서 역할은 미약하고, 화재가 발생하면 두껍고 단단한 강회다짐층이 오히려 장애가 돼 내부 불길을 진화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강회다짐층 대신 보토(補土)를 두껍게 하거나 보토에 강회를 혼합하도록 전통 방식에 따라 설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경복궁 근정전(2003년), 광화문(2011년) 등 문화재 보수공사에 공장에서 만든 기와를 사용함으로써 원형 훼손과 전통기와 생산의 맥이 끊길 우려도 제기됐다. 문화재청은 전통기와가 자연스럽고 고풍스럽지만 품질이 균일하지 않다는 문제점 때문에 문화재 보수 공사에 전통기와에 비해 2배 정도 무거운 공장제 기와를 사용토록 하고 있다.
이번 감사는 문화재보수ㆍ정비사업을 총괄하는 문화재청과 국고보조금이 많이 책정된 서울특별시, 충청남도, 전라남도, 경상북도의 2009년 이후 사업을 대상으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사진 ; 복원공사중인 숭례문 /서울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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