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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기상재해가 잇따르는 데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대규모 실업까지 예고되고 있다. 인류의 문제가 만만찮다. 지구 탈출과 화성 식민지 건설이 거론될 정도다. 가장 먼저 인식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인간은 우주와 자연의 중심이 아니다. 138억 년의 우주 역사를 1년으로 치자면 인류 역사는 1초에 불과하다. 자연 앞에 인간은 오만을 버리고 겸손해야 한다.
더 이상 덩치와 수치를 앞세우며 자연을 착취하지 말아야 한다. 덩치와 수치가 어제의 해법이었다면 오늘의 해법은 가치와 이치다. 이제 인간끼리의 평화와 공존을 넘어 모든 생명체끼리의 평화와 공존을 유일한 이데올로기로 삼아야 한다. 닭장에 가두고 쥐어짜던 시대는 지났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국제기구도 영혼의 깊은 울림으로 움직이며 인간은 물론 자연에까지 감동을 주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창조성도 더욱 강화돼야 한다. 로봇지능이 지성과 감성은 물론 의지의 영역까지 넘보는 실정이다. 장차 로봇은 일류 인간이 되고 인간은 이류 로봇이 될는지 모른다. 창조성 외에는 호모사피엔스가 ‘로보사피엔스’를 이길 길이 없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창조성을 기르되 특히 연결과 융합을 통해 창조를 낳는 창조 공정을 익혀야 한다. 창조의 천재로 추앙받는 사람도 알고 보면 연결과 융합의 천재였을 뿐이다. 재료가 밋밋해도 연결하고 융합하는 방식이 기발하면 대단한 결과물이 창출될 수 있다.
교육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대격변의 미래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정답이 덜 중요해지고 질문이 더 중요해진다. 정답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질문하고 토론하고 깨우치는 교육이어야 한다. 정답을 외우고 기억하는 모범생 인재를 길러내기보다는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발굴하고 다양한 답을 찾아가는 창조형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가슴과 머리, 직관과 이성, 상상과 실재가 결합되고 이 과목과 저 과목이 융합되도록 하며 학생들이 화가이자 과학자, 음악가이자 수학자, 무용가이자 공학자가 되도록 한다.
기후변화와 인공지능의 대격변이 예고되는 가운데 천 개의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기존의 통하던 방식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시대가 달라지면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이번의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호남에서 당선되는 이변이 있었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도 흥분했다. 앞으로 영남에서 새정치연합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하지만 국민에게 영감을 줄 만큼 신선하지는 않았다. 옛적에 노무현 전 국회의원이 전무후무한 영감을 주었던 그 방식의 단순반복에 불과했다.
그저 약간의 승리를 거두었을 뿐, 미래를 주도할 수는 없어 보인다. 1년이면 강산이 다 변한다. 이미 상황도 바뀌고 대상도 바뀌었는데 여전히 그 옛날의 노무현 전략을 재탕하고 있는 것이지 않는가. 지역통합은 더 이상 미래의 국민적인 어젠더가 아니다. 지역통합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시대다. 미래의 어젠더는 기후변화와 인공지능의 쓰나미 속에서도 생존하고 번성하는 것이다.
리더는 물론 보통 사람들도 지역성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리더라면 현재의 문제에만 함몰되지 말고 기후변화와 인공지능이 야기할 미래의 대격변을 직시해 사람들을 준비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역적인 현안에서 눈을 들어 미래의 쓰나미를 응시하는 정치 리더가 등장해야 할 때는 무르익어 있다. 지역적인 현안에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니라 거기서 탈출해야 할 때다.
저 멀리서 기후변화와 인공지능의 쓰나미와 함께 천 개의 미래와 만 개의 기회가 몰려오고 있다. 대격변의 위협을 피하고 기회를 붙잡으려면 융합형 인재가 돼야 한다. 지금의 청년들은 평생 네댓 직종을 전전하게 될 것이다. 한두 가지를 잘하는 전문가에서 서너 가지를 잘하는 멀티플레이어를 넘어 네댓 가지를 융합하는 ‘옴니플레이어’가 되기를 강요받게 될 것이다.
어제는 예술가였다가 오늘은 기술자이다가 내일은 요리사일 수 있는 융합형 인간이 미래의 인재시장에서 각광받게 될 것이다. 천 개의 미래와 만 개의 기회를 붙잡으려면 전공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를 연결하고 융합하는 창조 공정의 달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국민을 준비시키려는 융합형 정치 리더가 나타나고 있는가. /불패경영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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