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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성능에다 집에 어울릴 것 같아 냉장고를 2대나 구매했다."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 하이뎬취 CCTV타워의 궈메이 전자상가 내 삼성전자 오픈하우스. 냉장고 모델을 이것저것 살피던 40대 후반의 부부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 구매를 결정했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디지털 쇼윈도인 '센터스테이지'에서 10분 정도 제품을 체험한 부부는 2만900위안(한화 약 364만원)짜리 냉장고인 T9000 모델 2대를 바로 구입했다. 부인인 청옌위(46)씨는 "온도를 변화시켜 사용할 수 있는 공간(변온실)이 있다는 게 너무 좋다"며 "새로 산 집 부엌과 손님방에 1대씩 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시장이면서도 글로벌 백색가전 브랜드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중국 가전 시장에 삼성전자가 체험 마케팅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소형에서 대형으로, 중저가에서 고가로 수요가 옮겨가는 중국 시장에서 '삼성'을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베이징에 처음 문을 연 '삼성오픈하우스'는 고객들이 가전제품을 직접 시연해 볼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이다. 삼성전자의 초고해상도 85인치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만든 초대형 '센터스테이지'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디지털 '쇼윈도'를 통해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을 성능과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크기인 냉장고의 문을 가상으로 열고 여기저기 살펴볼 수 있고 냉장고를 집안 인테리어와 어떻게 배치할지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철저하게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이미 중저가 백색가전 제품은 하이얼·거리 등 현지 업체들이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레드오션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거리전자의 가정용 에어컨은 중국 내 시장점유율이 92%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 가전은 상황이 다르다. 냉장고의 경우 중국인들의 식습관이 외식에서 집에 손님을 초청해 파티하는 분위기로 바뀌며 양문형 대형 냉장고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1세기경제보는 중국 전체 백색가전 시장의 올해 예상성장률은 3.4%에 그치지만 고가·프리미엄 가전 제품의 성장률은 36%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현지화 제품전략도 시장에 먹혀들고 있다. 중국 집 구조에 식습관에 맞춰 냉장고의 깊이를 60㎝까지 줄이고 냉장실을 위로 배치했다.
삼성전자는 5월1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노동절 연휴를 겨냥해 T9000 모델 광고를 시작할 계획이다. 인석진 중국삼성 상무는 "중국인들 사이에 홈파티 문화가 확산되면서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현지화한 삼성 프리미엄 가전들로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형 유통망과의 협업을 통해 북미·유럽 등에도 삼성오픈하우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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