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에서만 대여섯 타는 손해 본 것 같아." 주말 라운드 이야기꽃을 피우는 골퍼들이 거의 예외 없이 하는 소리다. 퍼트는 가까운 거리에서 치는데다 언뜻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은 것처럼 생각돼 아쉬움이 많이 남는 모양이다. 하지만 퍼트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사실을 골퍼들은 다 안다. 퍼트 잘 하는 비결이 뭘까. 퍼트는 너무나 개인적이어서 자신의 습관을 뜯어고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보다는 퍼트 대가들의 예외 없는 공통점을 알고 연습을 통해 이를 몸에 익히는 편이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미국의 유명 교습가 케빈 힌턴과 한국프로골프(KPGA) 정상급 선수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퍼트 고수들의 공통점을 살펴봤다. 첫번째, 프로 선수나 퍼트 고수들은 늘 퍼터 페이스의 스위트스폿 부분으로 볼을 맞힌다. 퍼터의 샤프트 중간 부분을 가볍게 잡고 다른 한 손의 손가락으로 페이스를 톡톡 쳤을 때 페이스가 뒤틀리지 않는 지점이 바로 스위트스폿이다. 대부분 퍼터의 헤드 위쪽에 점이나 선으로 표시가 돼 있다. 아무리 퍼트라인을 정확히 읽고 스트로크를 잘 하더라도 스위트스폿에서 벗어난 곳으로 맞히면 볼이 예상했던 방향으로 출발하지 않는다. 후방 스트로크를 마무리한 뒤 전방 스트로크를 하면 정타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어드레스 때 볼이 자신의 눈 바로 아래에 놓이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번째, 볼을 홀이 아닌 퍼트라인상의 의도한 지점을 향해 출발시킨다는 점이다. '모든 퍼트는 직선'이라는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휘어지는 퍼트는 경사와 속도를 정확히 결합해야 한다. 하지만 한 번에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추면 마음이 흔들려 마지막에 스트로크를 바꾸기 쉽다. 퍼트라인상에서 휘어지기 시작하는 정점(변곡점)을 파악한 다음 그 지점으로 이어지는 직선 라인을 상상한다. 그 지점을 통과하는 일직선 퍼트를 해주면 생각이 바뀌는 일이 없어 자신 있는 스트로크를 할 수 있다. 세번째, 스피드 컨트롤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불행하게도 퍼트 거리감은 누구에게 레슨을 받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어느 정도 타고난 감각이 필요하다. 다행인 점은 프로나 고수들도 모두 거리감을 타고난 것은 아니라는 것. 5-10-15걸음 등 거리에 따라 감각을 외우거나 후방 스트로크 길이를 기계적으로 정해놓는 등 꾸준한 노력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수들은 그린을 잘 파악한다. 기본적인 높낮이는 코스 설계자의 입장에서 단초를 얻을 수 있다. 설계자는 비가 내렸을 때 그린의 한가운데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또 물이 그린 주변 벙커로 흘러들지 않도록 만든다. 그린 주변에 배수로나 연못이 있으면 그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어느 방향으로 휘어질 것인지를 파악했다면 퍼트의 마지막 3분의1 구간의 기울기에 초점을 맞춘다. 볼이 점점 느려져 가장 크게 휘어지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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