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쌈 레스토랑 '닭잡는파로' 수원역점의 김유순(53ㆍ사진) 사장은 10년 동안 운영하던 분식전문점을 과감히 포기하고 같은 자리에 치킨전문점을 차려 업종 전환에 성공했다. 수원역 일대에서 가장 유명한 분식전문점 사장이었던 그가 치킨전문점을 열고 제2의 창업인생을 맞고 있는 것이다. 예전만 해도 수원역 로데오거리의 특성상 젊은 층의 유동 인구가 많아 값싸고 다양한 메뉴가 장점인 분식 아이템이 소비니즈와 잘 맞아 떨어졌다. 덕분에 김 사장은 혜택 받은 입지와 합리적인 가격, 뛰어난 맛으로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단골도 두텁게 형성했다. 그러나 백화점의 입점으로 몇 년 전부터 상권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김 사장은 업종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했다. "10년 동안 인지도를 높이며 인기 분식점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수원역에 백화점이 입점하면서 식사 문화가 이동하기 시작했어요. 백화점 내 푸드코트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식사 중심에서 주류 중심으로 로데오거리 상권의 특성이 변하게 된 거죠." 김 사장은 분식 아이템으로 장기적인 경쟁력을 찾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 주류 고객의 유입이 용이한 아이템을 조사했다. 가장 일반적인 호프전문점을 염두에 뒀지만 소비자의 호기심을 끌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했다. 그는 "주류 중심으로 변한 상권에서 한 가지 아이템만으로는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독특하고 시장성이 높은 아이템을 찾던 중 닭잡는파로를 알게 됐고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메뉴와 구성에 반해 업종 전환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닭잡는파로는 계란, 우유, 요구르트를 만드는 과정과 똑같이 마사지 하고 저온숙성 시킨 닭고기를 깻잎, 상추, 당근 등 다양한 야채와 함께 곁들여 먹는 닭고기 보쌈 요리를 개발해 치킨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높였다. 돼지보쌈메뉴를 응용한 닭쌈 아이디어는 정확하게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관통, 연인이나 친구들이 편안하게 방문해 즐길 수 있는 외식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기름기를 제거한 닭고기에 깻잎과 야채 등을 곁들어 먹기 때문에 다이어트 웰빙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무엇보다 식사와 주류 고객의 분류가 없어 어필할 수 있는 고객층이 폭넓다. 김 사장은 "닭잡는파로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특화된 메뉴에 있다"며 "닭쌈은 흔하게 접할 수 없는 메뉴인데다 다른 브랜드처럼 가맹점이 우후죽순 생기지 않아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꾸준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닭잡는파로는 유동인구의 연령대, 주변 상권 등을 철저히 분석해 가맹점을 개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조건적인 파이 키우기가 아니라 매출이 보장되는 상권을 지원함으로써 브랜드의 희소성과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김 사장이 업종전환의 고민 끝에 닭잡는파로를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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