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매일 사용하는 거품 비누에도 친환경 기술이 사용됐다는 사실을 혹 알고 있는가. 향균 세정제 데톨은 거품 형태의 비누 제품을 개발, 고체 비누를 사용할 때보다 15%의 물을 절약할 수 있도록 했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작은 기술적 변화지만 이 같은 기술 혁신 덕분에 사용자 편의성 향상은 물론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는 알찬 결실을 얻었다.
지속 가능성은 이제 정부와 기업 등 모든 조직의 생존 과제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구호나 관념적인 표어보다 수치로 구체화된 목표를 세우고 행동에 옮기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인 레킷벤키저(RB)는 데톨·옥시크린 같은 집안 곳곳에서 사용되는 위생·생활용품을 생산한다. 수많은 제품을 200여개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으니 회사가 느끼는 지속 가능경영에 대한 사명과 책임감이 남다르다. 이에 RB는 '더 나은 경영(better business)'이라는 기조 아래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과 수자원 오염을 3분의1까지 줄이고 지속 가능제품 매출을 수익의 30%까지 늘리는 등 구체적 수치로 지속 가능경영 목표를 수립했다.
RB의 액체와 분말제품을 생산하는 이탈리아 미라 지역의 공장은 물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 물 사용량을 대폭 절약했으며 폴란드 노비드부르 공장은 재활용 기술을 도입, 정수처리장의 쓰레기를 천연비료로 만드는 데 성공해 '쓰레기 배출 제로(0)'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 같은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기술 혁신이다. 지속 가능경영은 단순 사회공헌활동과는 구별되는 기업 체질 개선을 필요로 한다. 투자에 대한 효과는 재무 성과로 바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투자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게 될 게 분명하다. 소비자 역시 이제 합리적 소비를 넘어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기업 각자가 이끌어야 할 기술혁신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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