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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문화大賞] 사회공공부문 본상, 영주 조제보건진료소

'ㄱ'자 철판 지붕의 미학… 카페 같은 보건소

시골마을 어귀에 위치한 조제보건진료소는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이루면서도 'ㄱ'자 모양의 지붕을 고안해 현대적인 건축미를 뽐내고 있다.

마을의 커뮤니티 시설로 자리잡은 보건소 내부. 온돌마루와 펜던트로 장식해 고급 카페에 들어선 것과 같이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건축주 김주영 영주시장

설계자 윤승현 인터커드 건축사사무소장

영주 조제보건진료소는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조제리 시골마을 입구에 야트막하게 자리잡은 공간이다.

보건소 앞쪽에는 한 해의 모진 풍파를 견뎌내고 알알이 열매를 맺은 논과 밭이 위치해 있고 뒷켠에는 녹음을 흠뻑 품은 낮은 동산, 몇 안 되는 20호 안팎의 집들이 포근함을 간직하고 있다.

이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영주 조제보건진료소의 현대적 건축미학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6월 준공된 영주 조제보건진료소는 전면에서 바라보면 인접해 있는 집들과 비슷해 보여 현대식 건축물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지만 발걸음을 옮길수록 도시적인 색채가 강하게 풍기는 건물이다.

특히 지붕의 독특한 형태가 시선을 압도한다. 마을 입구에서 보건소를 바라보면 일반 시골집의 지붕과 다를 바 없이 보이지만 마을 방향에서 바라보면 반대편 지붕이 그대로 보건소 입구 전체를 둘러서 마치 거대한 로봇의 형상을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한글'ㄱ'자를 길게 늘어뜨린 듯한 연한 검은색의 아연도 철판 지붕은 화이트톤의 외벽과 극명하게 배치돼 방문자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선사한다.

건물 외벽은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콘크리트를 부은 것처럼 단순한 구조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하나하나 벽돌의 형체가 눈에 들어오게 된다.

진료소 내부로 들어서자 흰색 외벽과 높은 천장이 눈을 잡아 끈다. 보건소라는 공간, 본연의 특색에 맞게 흰색으로 덧칠해져 청결함과 단아함을 드러내고 있다.

평면 곳곳을 유리로 마감해 시골마을 전경을 어느 곳에서도 바라볼 수 있도록 꾸몄다. 또한 보건소라는 건물이 가질 수 있는 답답함을 보완하기 위해 건물 곳곳에 열린 공간을 많이 만들어 환기와 빛의 유입량을 극대화 했다. 때문에 일반 진료소에서 찾아볼 수 없는 밝고 경쾌한 느낌이 물씩 풍긴다.

바닥은 갈색의 온돌마루로 덮여 있고 천장에는 여러 개의 펜던트 조명이 달려 있어 마치 서울 종로구 삼청동 부근의 고급 카페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건축개요

위치=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조제리 544-4번지

설계자=인터커드 건축사사무소(윤승현, 배지영, 송민준)

시공사=㈜은송

건축주=경상북도 영주시

규모=지상1층

대지면적=595㎡

건축면적=151.02㎡

연 면 적=149.82㎡

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

건축주 김주영 영주시장 "디자인 시범사업이 인정 받아 영광"

"영주시의 디자인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조제보건진료소 건축사업이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게 돼 매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김주영 영주시장은 "디자인 시범사업은 소규모 공공건축물을 통해 주민 삶의 질이 변화될 수 있다는 의도로 출발한 프로젝트"라며 "젊은 공공건축가들을 초청해 공공건축물에도 새로운 디자인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정된 예산과 기간 때문에 주민들을 위한 디자인이 무엇인지에 관한 고민 없이 그 동안 천편일률적으로 지어졌던 공공건축물에 대한 반성에서 사업이 출발했다는 설명이다.

김 시장은 "소규모 공공건축물은 공동체를 회복시킬 수 있는 공간이며 새로운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는 기회"라며 "현재 지역 건축가들과 함께 2기 디자인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보건진료소뿐만 아니라 경로당, 마을회관 등 소규모 공공건축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이번 수상을 기점으로 사용자 중심의 새로운 디자인 사례를 만들어 지속적인 디자인 품질 향상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설계자 윤승현 인터커드 건축사사무소장
"마을 주민 사랑방으로 자리잡아 보람"


"시골마을에 들어서는 공공건축물이 단순한 보건소에서 마을주민들의 사랑방으로 자리잡는 것을 보고 싶었습니다."

윤승현 인터커드 건축사사무소장은 수상소감을 묻자 "항상 해오던 일인데 좋은 평가를 받게 돼 보람"이라며 "왜 척박한 시골마을에는 밝고 경쾌한 느낌의 보건소가 들어서면 안 될까라는 의문이 설계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시골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윤택한 삶의 변화를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 전달이 설계의 출발점이었다는 얘기다.

윤 소장은 "비록 작업이 저예산으로 이뤄졌지만 서울의 어느 건축물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세련됨을 갖추게 하고 싶었다"며 "때문에 보건진료소 바닥에 온돌마루를 깔았고 서울 평창동이나 성북동의 고급 주택지에서나 볼 수 있는 아연도 철판을 사용해 멋스러움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을주민과 방문객들로부터 보건소가 아니라 마치 고급 찻집과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비록 작은 마을의 보건소이긴 하지만 마을의 사랑방과 같은 존재로 실제로 활용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설계의 1차적인 목표는 달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건축이 주변 건물들 사이에 수용되기에 앞서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민간이던 공공건축물이던 공공성을 담은 건축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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