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에 나간 A업체가 어디입니까? 빨리 말씀해주세요."
중소기업을 대변해야 할 중소기업청이 자신들을 두고 쓴소리를 한 '중소기업 찾기'에 혈안이다. 중소기업들의 생계를 어렵게 만드는 '손톱 밑 가시'가 방치된 지 1년. 이것들이 목구멍의 가시가 될 만큼 커져 중소업계를 괴롭히고 있지만 중기청의 대응은 복수심에 불타는 '초딩' 수준이다.
지난주 서울경제신문은 '중기에 목엣가시된 손톱 밑 가시' 기사에서 개선되지 않는 규제완화 건의사항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불만의 목소리를 전했다. 인력난부터 비용부담, 관세까지 업체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사안들이었다. 불만을 토로한 업체들은 하루빨리 제도를 개선해 피해를 최소화해줘야 할 곳들이다.일자 1·3면 참조
하지만 담당 부처인 중기청은 마치 범죄자를 발본색원하듯 익명 처리된 업체들을 찾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루빨리 사안을 해결해도 모자랄 판에 보고서를 작성한 중소기업중앙회마저 중기청의 눈치를 보느라 주눅이 들어버렸다.
취재 도중 "괜히 건의했다가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 겁이 난다"던 한 중소기업 대표의 우려는 현실이 돼버렸다. 업계에서는 "당연히 중소기업을 위해 개선돼야 할 부분인데 중기청이 예상과 달리 다른 방향으로 펄쩍 뛰고 있어 깜짝 놀랐다"며 "이런 식이면 누가 애로사항을 마음 편히 털어놓겠냐"고 푸념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규제개혁을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최대 피해자는 공무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돈다. 규제타파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자신들이 동네북이 됐다는 것. 그러나 중기청의 유치한 대응을 보고 있으면 정작 이들이 감히 억울한 피해자라는 말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수면 위로 떠오른 대다수의 규제는 담당 부처의 행정지도나 시행규칙 개정 등으로 간단히 풀 수 있는 것들이다. 다른 사안들도 결국 정책 담당자들의 관심과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하거나 최소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이제는 거꾸로 묻고 싶다. "제대로 일 안 하는 담당자는 누구입니까? 빨리 말씀해주세요."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