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네수엘라 최고액권인 '100볼리바르'의 가치가 암시장에서 단돈 1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매체인 '달러투데이닷컴'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통화는 지난해 초만 해도 암시장에서 1달러당 17볼리바르에 거래됐으나 이날 달러당 100.6볼리바르까지 평가절하됐다. 볼리바르의 암거래 환율이 1달러=100볼리바르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고정환율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볼리비아의 공식 환율은 1달러당 6볼리바르 수준이지만 이는 유명무실하다. 공식 고정환율과 암시장 가격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환차익을 노린 달러화 수요가 급증하자 달러화 품귀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로 인한 달러 가뭄은 베네수엘라 경제를 수렁으로 몰아가고 있다. 가령 달러화 부족으로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자재를 확보하지 못해 올해 베네수엘라의 자동차 업계가 무너졌다고 WSJ는 전했다.
여기에 통화가치 폭락으로 인플레이션율이 살인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범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치안불안 속에서도 엄청난 돈뭉치를 들고 다녀야 겨우 상거래를 할 수 있는 지경이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지난달 밝힌 인플레이션율은 연간 기준 63%에 달했다. 그나마 실제 인플레이션율은 공식 발표치의 두 배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스티브 행크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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