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불안감에 중국발 신용경색 및 경기둔화 우려가 맞물리면서 14일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488.32포인트(3.3%) 급락한 1만4,327.66으로 마감했다. 지난 11일 이후 사흘 연속 하락으로 인한 지수낙폭은 무려 5.88%에 달했다.
중국발 악재로 이날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지만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단연 일본이다. 일본 증시가 유독 크게 하락한 것은 시장불안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엔화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SMBC닛코증권의 니시 히로이치 매니저는 "리스크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리스크오프(risk-off)' 심리가 확고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장중 101.48엔을 기록해 전날보다 엔화가치가 달러당 1엔 이상 오르며 수출주를 중심으로 일본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에드 로저스 로저스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주식은 아시아발 악재에 가장 먼저 반응하고 그 영향을 받은 미국 증시 하락에 다시 반응하는 '이중고'에 시달린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와 중국발 대외악재에 다른 아시아 증시도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특히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중국 성장률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아시아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48포인트(0.75%) 내린 1,919.90으로 마감해 지난달 6일 이후 처음으로 1,920선이 붕괴됐으며 홍콩과 상하이 증시가 각각 장중 1%대의 약세를 보였다. MSCI아시아태평양지수는 장중 한때 2%가량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 투자자들에게는 중국이 최대 관심사"라며 전날의 부진한 광공업생산 지표 등 중국 경기악화 징후가 가시화한 것이 이날 아시아 증시 약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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