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5위 왓슨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리버하이랜즈TPC(파70·6,841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7타를 쳐 폴 케이시(38·잉글랜드)와 공동 선두를 이룬 뒤 2차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 115만2,000달러(약 12억9,000만원)의 우승상금을 손에 넣었다.
기상천외한 플레이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왓슨은 이번에도 최장 363야드에 달한 장타를 앞세워 화끈한 경기를 펼쳤다. 선두 브라이언 하먼(미국)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그는 1번홀 버디를 잡았지만 2번홀(파4)에서 티샷을 오른쪽 러프로 보냈다. 홀까지 거리는 100야드 정도였으나 커다란 나무가 막아서고 있는 상황. 볼 옆에 서 있던 한 갤러리가 '나뭇가지 아래로 4번 아이언 샷을 낮게 쳐 굴려서 그린에 올릴 것'을 조언했다. 하지만 샌드웨지를 뽑아든 왓슨은 보란 듯이 '고공 샷'으로 나무를 훌쩍 넘겨 홀 1.2m 옆에 붙인 뒤 버디로 연결했다. 13번홀(파5)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고도 200m 가까운 거리에서 아이언 샷으로 그린에 올리고 12m 이글 퍼트를 홀에 떨구는 괴력을 과시했다.
왓슨은 17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 이날 5타를 줄인 케이시와 연장에 끌려갔으나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다. 18번홀(파4)에서 벌어진 첫 번째 연장전을 파로 비긴 뒤 같은 홀에서 계속된 2차 연장전에서 2.4m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케이시는 티샷과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고 세 번째 샷은 그린 뒤쪽 멀리 날려보내며 백기를 들었다.
왓슨은 지난해 11월 HSBC 챔피언스 제패 이후 PGA 투어 2014-2015시즌 두 번째 우승을 수확, 로리 매킬로이, 조던 스피스, 지미 워커와 함께 2승으로 다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US 오픈 컷오프의 아쉬움도 씻었다. 지난 2010년 이 대회에서 연장 승부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플로리다산 폭격기'의 등장을 알렸던 왓슨은 마스터스 2승을 포함해 벌써 통산 8승을 쌓았다. 2010년 이후 왓슨보다 더 많은 승수를 올린 선수는 11승의 매킬로이뿐이다. 연장 승부로 5승(1패)을 따내 강심장의 면모도 입증했다.
노승열(24·나이키골프)은 공동 20위(8언더파)로 마감, 다음달 열리는 브리티시 오픈 출전권 획득이 좌절됐다. 브리티시 오픈 출전권이 없는 선수 중 대회 상위 입상자에게 주는 티켓은 이제 그린브리어 클래식 4장과 존디어 클래식 1장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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