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게티미술관에서 가진 ‘창조경제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하는 사업 기획과 우수한 인재를 확보해야 하고 특히 엔젤투자ㆍ벤처캐피털 등 벤처금융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기술력과 성장성을 겸비한 벤처기업이 자금 마련을 위해 담보를 제공하고 은행 대출을 받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엔젤투자ㆍ벤처캐피털 등 직접투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는 창의성과 상상력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산업(ICT)에 접목되고 산업과 산업, 그리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 실현될 수 있다”면서 “창조경제의 핵심동력인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교육ㆍ문화환경으로 과학기술지식과 예술적 감각을 함께 갖춘 인재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해외동포 벤처기업가들에게 “만화를 잘 그려서 콘텐츠기업의 대표가 되고 우수한 컴퓨터그래픽기술로 회사를 창업한 여러분들이 바로 창조경제의 성공 모델”이라고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곳 미국에서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를 처음 선보이는 기획전 기간에 한국의 창조경제를 논하는 간담회를 갖게 돼 더욱 의미가 있다”며 “루벤스의 그림에 나오는 ‘한복’의 나라가 새로운 창조경제 강국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현지의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리더들과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인 창조경제의 비전을 공유하고 실현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를 비롯해 실리콘밸리의 강신학 회장과 양민정 사장, 미국에 한국 드라마를 보급하는 박석 사장, 쿵푸팬더 2의 여인영 감독, 지식재산권 분야의 권위자인 브루스 선스테인 변호사, 3D기술 벤처기업인 조지 리 사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벤처캐피털로부터 195차례나 투자를 거절당하고도 마이사이먼을 창업한 후 2년 만에 7억달러에 매각해 화재가 된 베콤사의 양민정 사장은 한국 정부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에 10억달러가량을 투자해달라는 건의를 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1세기 컴퓨터산업을 이끌 세계 50대 인물로 선정한 파워컴퓨팅사의 강신학 회장은 한국과 미국 기업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기업가정신 부족을 꼬집었다.
이희규 벤처투자사 대표는 MIT 졸업생들이 2만5,000여 벤처회사를 설립해 33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2조달러 매출을 달성한 보스턴 지역 기업 생태계를 소개했다. 특히 이들은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창업을 쉽게 할 수 있는 법률제도를 마련하고 실패가 용인되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최순홍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한국의 벤처 생태계와 해외동포의 벤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며 이 같은 방안은 이달 발표하는 벤처활성화 대책 방안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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