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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불안 탈출" 성지순례 자금까지 손댄 인니

하지펀드로 국채 매입

외국인 비중 축소 나서

인도네시아가 금융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국민들의 이슬람 성지순례 자금까지 끌어들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네시아 재무부가 63조루피아(약 5조6,700억원) 규모의 성지순례예약금펀드인 '하지펀드'를 통해 국채를 매입하기 시작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펀드는 하지 때 이슬람 성지순례에 참가하려는 인도네시아의 무슬림들이 예약금으로 250만루피아씩 낸 돈을 적립한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로 경제성장에 따라 적립금을 최근 1인당 450만루피아로 올리기로 해 오는 2024년까지 펀드 규모가 현재의 3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 자금으로 자국 국채인 이슬람채권(수쿠크)을 사들여 인도네시아 채권의 3분의1을 보유한 외국인의 보유비중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차팁 바스리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외국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금융시장이 불안하다"며 "투자재원을 다양화하기 위해 하지펀드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피아화 가치는 지난해에만도 21%나 떨어져 신흥국 가운데 최악의 통화가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종교부에서 하지펀드를 관리하는 안지토 아비만유는 "인도네시아의 시장불안 완화와 이슬람 금융시장 육성에 하지펀드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는 이슬람교의 최대 명절로 이슬람력 기준 12월7~12일에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방문해 의식을 치르는 성지순례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사고를 막기 위해 국가별로 순례장소를 지정하고 한 구역당 인원도 1,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는 하지에 참여하려면 최장 12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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