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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주인공 제르맨 메이어는 러시아 출신 화가이자 판화가인 레오폴드 쉬르바주의 부인이다. 1차 세계대전 동안 지중해 연안 도시 니스에 피신해 머물던 중 남프랑스로 요양 온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부부와 친해졌다. 모딜리아니의 딸 잔느의 증언에 따르면 모딜리아니는 그녀를 모델로 총 세 점의 유화를 그렸다고 한다. 그러나 나머지 두 점의 행방은 현재 알려지지 않았으며 작품 목록집에도 등재된 바 없다.
일반적으로 얼굴 형태를 길게 늘어뜨리는 모딜리아니의 작업과 달리 이 그림 속 여인은 어깨뿐 아니라 얼굴도 둥글게 그려졌다는 점이 독특하다. 원기둥과 같은 긴 목, 인물과 주변과의 색채차이에 따라 느껴지는 입체감 등은 조각 작업의 영향을 느끼게 해준다. 밝은 톤의 그림은 파리 시절 어두운 느낌의 초상과는 사뭇 느낌이 다른데 남프랑스의 빛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낭시미술관에 소장 중인 작품은 해당 미술관의 또 다른 모딜리아니 작품 ‘갈색머리 여인’이 작품 목록에서 지워지는 등 진위 논란을 겪을 때 함께 의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진품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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