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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청라시티타워, 귀 닫은 인천경제청


"동일조건으로 재공모하면 누가 들어온다고 하던가요? 참으로 실망입니다. ***의원님께 실망이고 경자청 ***들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네요."

청라시티타워 사업자 모집 실패에 대해 지역구 의원이 한 포털 카페에 사과 글을 올리자 이에 반응한 댓글이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감정 섞인 비속어까지 사용했지만 이보다 더한 댓글이 수십개에 달한다. 그만큼 청라시티타워 공모 결과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실망이 큼을 보여주고 있다.

청라시티타워 사업은 청라지구 호수공원 중앙에 453m의 타워와 복합시설을 짓는 것으로 지난 2006년 청라국제도시 조성 당시부터 아파트 계약자들에게 기반시설로 홍보됐던 건물이다. 그야말로 청라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것이다.

하지만 장밋빛 계획은 수차례 지연됐다. 2008년 3월 현상설계를 시작으로 2012년 9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입찰공고(연기), 2014년 2월 사업자 모집공고(유찰), 올해 2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사업자 모집공고(유찰) 등을 거치며 실패를 거듭했다.



지역주민들은 실패의 원인을 찾고 변화된 조건을 내놓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인천경제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2월부터 6월까지 4개월에 걸쳐 이뤄진 사업자 공모에 실패하자 3일 만에 '똑같은' 조건으로 재공모를 시작했다. 재공모에도 실패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어 경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청라시티타워 사업에 등을 돌린 업체들은 "황당하다"는 반응들을 내놓고 있다. 사업성이 낮다는 의견을 거듭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어 하나 틀리지 않게 재공모를 시작한 점을 보면 사업 실현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이 고집하는 공사비 2,577억원은 2012년 LH가 사업자를 모집했을 때 업계가 추정한 공사비 3,032억원보다도 500억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장기간의 부동산 경기침체를 겪어본 업체들은 더욱 신중해졌다. 공공기관의 입맛대로만 사업을 진행하려 하면 영원히 '진행 중'일 가능성도 있다. 이제는 귀를 열고 정확한 실패 원인 분석과 대안 마련에 힘을 쏟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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