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핀란드 경제가 맞닥뜨린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경제성장이 2012년 -1.5%, 2013년 -1.2%에서 지난해에도 마이너스(-0.2% 추정)를 이어갔으며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핀란드 중앙은행은 전망했다. 결국 지난해 10월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핀란드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이후 국제시장에서 자금조달도 여의치 않아 핀란드 정부가 이달 초 발행한 5년물 국채의 발행금리는 유로존 국가 중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고용시장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노키아의 경영난이 시작된 2012년 실업률 6.9%에서 2013년 7.9%, 지난해에는 8.8%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개발(R&D)·생산·서비스 분야에서 2만명을 고용했던 노키아를 대체한 로비오, 슈퍼셀 같은 벤처기업들의 고용이 고작 2,00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알렉산데르 스트부 총리는 "새로운 핀란드를 구축해야 한다"며 경제회생을 역설하지만 얼마나 지나야 신용등급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핀란드 경제의 교훈은 주력 제조기업의 공백을 대체산업으로 메우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노키아를 제친 삼성전자 등 우리 주력산업들이 최근 중국 등 신흥국의 추격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어느새 산업의 주축인 제조업의 중요성을 잊고 모두가 제조업의 위기에 둔감해진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