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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게이머 우롱하는 블리자드


"레벨 40 이하는 대부분이 초보자들이에요. 사실상 환불을 해주지 않겠다는 거랑 다름없는 거죠."

세계 최대 게임업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내놓은 온라인게임 '디아블로3'를 둘러싸고 연일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잇따른 접속 장애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낳더니 최근 내놓은 환불 정책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블리자드는 지난 18일 국내에서 디아블로3를 구입한 고객에 대한 환불 정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연이은 서버 장애로 비난이 폭주하자 뒤늦게 보상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블리자드의 환불 정책을 놓고도 국내 소비자들의 성토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캐릭터 레벨이다. 블리자드는 삭제한 게임 캐릭터를 포함해 레벨 40 이하의 캐릭터를 보유한 사용자로 환불 대상을 제한했다. 게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의 최고 레벨이 60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간 이상의 사용자까지 포함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게임의 특성상 레벨로 고객을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국내 소비자들은 입을 모은다. 평범한 사용자들도 3일 정도면 레벨 60까지 캐릭터를 키울 수 있어 레벨 40 이하는 대다수가 게임에 막 입문한 사람들이거나 이미 레벨 60을 달성한 뒤 다른 캐릭터로 게임을 시작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블리자드는 최근 국내 디아블로3 판매량이 63만개를 넘어섰다고 밝히면서도 환불 규모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디아블로3는 지난달 15일 이후 잦은 서버 장애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하루에도 2~3시간씩 장애를 일으키더니 급기야 이달 10일과 11일에는 아예 하루 종일 서버 점검을 실시하는 바람에 국내 소비자들이 정상적으로 게임을 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게임 업계는 블리자드가 비용을 줄이려고 서버를 적게 구축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두 차례에 걸쳐 서버를 증설했다고만 밝히고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3를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는 마케팅으로 국내 게임팬들의 환심을 샀다. 하지만 잇따른 서버 장애와 생색내기용 환불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실망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객보다 매출을 우선한 기업은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명제를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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