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정부 집권 2기의 성패를 좌우할 11월6일 미국 중간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로서는 공화당이 기존의 하원에 이어 상원마저 장악하면서 8년 만에 여소야대의 정국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오바마 대통령은 레임덕에 빠지면서 이민개혁법과 최저임금 인상 등 주요 국정 어젠다 추진동력을 크게 잃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란·이라크·우크라이나 사태 등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 운영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오바마 행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의원 100명 중 35명, 하원 의원 435명(공석 3명 포함) 전원, 주지사 50명 가운데 36명을 새로 뽑는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이래 최저치인 40% 초반대로 추락해 있어 민주당이 전반적으로 고전할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통상 중간선거에서는 젊은 층, 미혼 여성, 소수 민족 등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율이 공화당 지지층보다 낮다. 하원의 경우 여소야대 구도가 다소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공화당이 233석, 민주당이 199석을 갖고 있는데 접전지는 37곳 정도에 불과하다. 공화당 지도부도 11석 추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하원보다 상원 선거다. 현재 55(민주)대45(공화) 구도인데 공화당이 6석만 추가하면 상·하원을 동시에 장악하며 의회 권력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현재로서는 공화당 51석, 민주당 49석의 구도가 새로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가장 많다. 현재 상원 선거구 35곳 가운데 박빙 지역은 12곳인데 민주당 지역구가 10곳에 달한다.
몬태나·웨스트버지니아·사우스다코타는 공화당으로 넘어갈 게 거의 확실하고 루이지애나·아칸소도 민주당의 수성이 위험한 상황이다. 노스캐롤라이나·알래스카·아이오와·콜로라도·미시간도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켄터키·조지아 등 공화당 지역구 2곳도 접전 지역으로 분류된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의 경우 공화당이 상원 과반 의석을 차지할 확률을 각각 68%, 58%로 보고 있다.
물론 공화당 독주에 대한 유권자들의 견제심리가 작동할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또 전국적인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높은데다 민주당의 현역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민주당은 "상원까지 내줄 수는 없다"며 선거자금을 상원 선거에 집중 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판세대로라면 2006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의 중간선거에 이어 8년 만에 명실상부한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된다. 이 경우 가뜩이나 인기 없는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개혁법 추진, 건강보험개혁법안(오바마케어) 실시 등을 놓고 공화당과 극한 대치할 경우 국정이 혼란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 이란 핵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시리아 반군 등 대외정책을 풀어가는 데 공화당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으면서 해법마련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힘이 빠지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 2016년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더 빨라질 게 뻔하다. NYT는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상처를 입겠지만 클린턴 전 장관은 워싱턴 정가의 싸움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들로부터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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