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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법 여파로 꽉 막힌 정국] "이 와중에 되겠나"… 물건너간 분리국감

새정치 10월 통합실시 시사… 여당도 뚜렷한 의지 안보여

재외공관 국감 전면 취소

오는 26일부터 9월4일까지 실시될 예정이던 1차 국정감사가 물 건너갔다. 몰아치기식 부실국감을 피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국감을 두 차례로 나눠 실시하려던 시도가 여야의 정쟁 끝에 무산된 것이다.

조정식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은 21일 분리국감 실시 여부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이런 상황에서 국감이 정상적으로 될 수 있겠느냐"며 10월 국감 실시를 강력히 시사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당내 의원들을 대상으로 올해는 1·2차 국감을 통합해 실시하는 방안 등에 대해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는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결과가 유가족들에게 퇴짜를 맞으면서 정국 파행이 장기화돼 분리국감법안(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1차 국감에서 예정됐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들의 해외 국감은 전면 취소됐다. 22일부터 미국, 유럽, 아프리카·중동, 아시아 4개 반으로 나눠 재외공관에 대한 국감을 하려다 항공편과 숙박 예약을 없었던 일로 돌린 것이다. 만약 1차 국감이 이뤄진다면 외통위는 2차 국감(10월1~10일)으로 잡아놓은 외교부·통일부에 대한 국감을 앞당겨 실시해야 한다.

특히 만약 25일 본회의가 열려 1차 국감이 실시되더라도 현행법상 26일부터 31일까지밖에 못하게 된다. 여기에 아직 증인 채택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임위도 적지 않다. 기획재정위의 경우 국세청 등을 1차 국감에 잡아놓았지만 증인채택안 의결도 안 된 상태다. 보통 1주일 전에 통보하는 증인 채택도 미흡하고 자료요청도 안 되면 부실국감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6월24일 19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된 후 7·30 재보선과 세월호 특별법 밀고 당기기 등으로 여야 의원들과 보좌진도 업무 파악을 하지 못한 상태다.



이렇게 극심한 파행을 겪으며 1차 국감을 할 경우 '수박 겉 핥기'에 그칠 수밖에 없어 올해는 예년처럼 한번에 정기국감을 하는 것이 낫다는 게 야당 지도부의 판단이다. 익명을 원한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도 막혀 있는 판에 올해는 그냥 10월에 제대로 정기국감을 해서 국정을 견제하고 비판하자는 의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더욱이 집권당인 새누리당도 1차 국감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드러내지 않고 방관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10월에 한꺼번에 몰아쳐서 하느라 부실·맹탕 국감이 우려되고 있고 감사를 받는 정부부처와 피감기관들의 행정력 낭비도 우려된다. 김현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야당이 요구해서 분리국감을 하기로 했는데 야당의 사정으로 국감도 표류하고 민생·경제활성화법안 처리도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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