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국가부도위험 수준을 나타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금리가 프랑스보다 낮은 시대다."
올해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동남아시아의 경제성장을 조명하는 기사에서 인도네시아를 이같이 평가했다.
WSJ는 14일 최근 사모펀드들의 '인도네시아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가운데 하나인 TPG캐피털의 지역 파트너 노스스타퍼시픽파트너스의 경우 지난해 인도네시아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어 8억달러를 끌어 모았다. 이 자금은 인도네시아 2위 유통기업인 마타하리푸트라프리마의 백화점 인수에 쓰였다. KKR와 스타우드캐피털그룹 등 다른 사모펀드들도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다.
현지 사모펀드들도 올해 10억달러가량을 조성할 계획이다. WSJ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영향 등으로 투자규모가 전년 대비 28% 감소한 6억5,000만달러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전문가들은 매년 10억달러 이상의 신규 사모펀드 투자가 광업, 소비재, 기반시설(인프라), 금융 부문 등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디아가 우노 사라토가캐피털 관계자는 "지난 2005~2006년 처음으로 자금을 모을 당시에는 아무도 인도네시아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인도네시아가 세상의 중심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모펀드들이 인도네시아를 주목하는 것은 막대한 천연자원과 가파른 경제성장, 풍부한 내수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성장률은 6.5%로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도 최근 1년간 13% 이상 올랐다. 중국ㆍ브라질ㆍ인도 등 다른 신흥국들의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되고 있는 점도 대비된다.
현재 인도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는 음식료와 의류 등 필수소비재와 자동차ㆍ오토바이ㆍ철강 같은 내구재 분야가 꼽힌다. 일본 혼다의 경우 오토바이 110만대를 생산할 새 공장을 약 3억4,100만달러를 들여 인도네시아에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7년 전 인도네시아를 떠났던 제너럴모터스(GM)도 인도네시아에서 자동차 생산을 재개하기 위해 1억5,000만달러를 투자, 연간 4만대가량의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 호주의 블루스코프스틸과 인도의 에사르, 일본의 마루베니이토추스틸과 일본제철, 포스코 등이 현지 철강업체들과 각각 20억달러 이상의 합작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가파른 속도로 상승하는 임금과 값비싼 산업용 전기 및 연료, 빈번한 노동자들의 파업시위 등은 인도네시아 투자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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