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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기업인의 우려와 희망


지난 18일부터 제주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열렸던 대한상공회의소 하계 포럼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경제민주화에 대한 우려로 시작됐다. 재계의 어른인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지금껏 시장경제를 소홀히 해 성장한 나라는 없었다"며 "경제민주화가 국가의 개입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지적하면서 포럼을 시작했다.

대선 정국이 빚어놓은 경제민주화 논쟁은 이렇게 국내 기업인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포럼장에서 만난 한 중견기업 임원은 "유럽 재정 위기와 그로 인해 심화되는 경기 침체도 무섭지만 솔직히 올해는 대선이 더 무섭다"고 털어놓았다.

어쩌면 이런 불안감이 선거에 대한 기업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구체적인 희망을 갖게 하는지도 모른다. 포럼 이틀째인 19일 저녁, 손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를 이해하는 대통령을 희망한다"고 전하며 "그것은 경제에 대한 균형된 시각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자리에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이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얘기하지만 어떻게 경제를 이끌지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가 없어 평가를 내리기 성급하다"고 말했다. 물론 대선 후보들의 경제 이해도에 대해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 "아직 이르다"고 답한 것이지만 기자의 귀에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들에게서 아직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정책적 비전을 들을 수 없어 아쉽다'는 소리로 들렸다.



이렇게 기업인들의 우려와 희망이 교차하던 그 순간 정치권은 숨가쁘게 돌아간 듯하다. 새누리당은 이날 전국 10곳의 경선 일정을 확정하고 21일 5명의 주자가 경선 레이스를 시작했다. 17일 경선 룰을 확정한 민주통합당은 오는 25일부터 순회 경선에 돌입한다.

여기에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집권 비전'으로 읽히는 책 '안철수의 생각'을 발간하자 대선 정국은 요동치고 있다.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12월19일 치러진다. 기업인들의 우려를 희망으로 돌려놓기에, 그래서 국민 모두가 새로운 정권에 기대를 갖게 하기에, 5개월 남짓한 시간은 충분하지 않음을 출사표를 던진 모든 정치인이 잊고 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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