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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가 공격적인 통화 평가 절하에 이어 가격 인상 억제라는 강수를 내놓았다. 하지만 민간에선 인플레 압력을 예상, 대대적인 사재기에 나서 경제 불안정상태가 극한으로 치닫는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평가 절하가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없다"면서 "생산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기업은 국유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간 기업들의 가격 결정을 감시하기 위한 반투기위원회도 설립하겠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8일 볼리바르화를 50% 평가 절하했다. 약 5년래 첫 통화 평가 절하다. 평가 절하는 원유 수출 수입을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유가 하락에 따른 수출액 감소로 인해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9%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베네수엘라는 2003년 이후 첫 경기 침체에 진입하게 된다. 이에 차베스 대통령은 평가 절하로 늘어난 원유 수출 대금을 공공지출 확대에 투입, 경제 성장세를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평가 절하로 인플레이션 우려는 급증하고 있다. 평가 절하로 인한 가격 상승을 우려한 소비자들은 이미 생필품과 가전제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텔레비전과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이 두 배 이상 뛸 수 있다는 우려에 "현재 화폐 쓰고 보자"는 심리가 발동, 주말 수도 카라카스 쇼핑센터는 건물 밖까지 쇼핑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야당은 사회주의적 화폐개혁이라며 반발했다. 베네수엘라 소비자물가 당국은 올해 자국의 인플레이션률이 20~22%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알리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재무장관은 올해 3~5%의 추가 평가 절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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