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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책] 루이스 부르주아 'Ode a L'oubli'

루이스 부르주아 'Ode a L'oubli(망각의 시)' 2004년작,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사진제공=서울대미술관

국내에서는 거미 형상의 대형 청동조각 '마망'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여성미술가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는 자전적 내용을 주제로 한 '고백 예술'로 유명하다. 외도한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감정은 작품을 통해 내면의 진실을 드러냈다. 36장의 헝겊 천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책의 형태로 이뤄져 있다. 작가 자신이 입던 옷과 사용하던 천을 자르고 재배열한 후 바느질해 각각의 쪽을 구성했다. "바늘은 훼손된 것을 치유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해온 작가는 종종 손바느질로 작품을 만들었다. 이 바느질은 나약하고 고독한 여성의 삶을 대변하는 동시에 작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정화하는 고백의 의미를 갖고 있다. 미디어의 발달과 SNS의 등장으로 사적인 고백이 공유되는 현실을 주제로 서울대미술관이 기획한 '가면의 고백'전에서 작품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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