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18일부터 7월6일까지 대규모 급식업체 5곳에서 운영하는 회사와 병원 등 10개 급식업소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시행한 결과 현대그린푸드·CJ프레시웨이·이씨엠디 등 3개 업체가 불법파견 혐의로 적발됐다고 1일 밝혔다.
이들 회사는 도급 형태의 계약을 맺고 급식업체를 운영했지만 원청에 소속된 영양사가 하청근로자(조리원)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관리·통제하고 있었다.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2개 식당에서 근무 중인 560명의 하도급근로자가 불법파견인 것으로 드러났다. CJ프레시웨이는 2개 식당의 130명이, 이씨엠디는 1개 식당의 9명이 불법파견이었다.
삼성에버랜드와 신세계푸드는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하도급사가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불법파견 혐의를 받지 않았다.
파견 계약을 맺으면 해당 근로자는 파견 사업주와 고용 관계를 유지하면서 실질적인 업무 명령은 사용사업주로부터 받는다.
그동안은 2년을 초과해 근로한 경우에만 사용자에게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했으며 이 같은 방식이 불법파견의 여지를 제공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2일부터는 불법파견이 확인되면 사업주는 해당 근로자를 사용기간에 관계없이 직접 고용하도록 파견근로자보호법이 바뀌었다.
현재 근로자 파견제도는 32개 업무, 196개 직종에 한해 허용되고 있으며 '음식 조리 종사자의 업무'는 32개 업무에 포함된다.
근로감독 결과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파견 계약을 하면 근로자를 2년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2년 지나면 다른 근로자로 바꿔야 하거나 직접고용으로 전환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도급 형태의 계약으로 위장한 뒤 원청이 지휘·명령을 하다 적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불법파견으로 확인된 하도급근로자 699명 중 2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는 286명이다. 고용부의 근로감독이 6~7월 중 실시됐기 때문에 사업주에게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일단 이들에 한해서다.
고용부 관계자는 "2일부터 곧바로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법적인 책임 소재를 떠나 699명 전원에게 시정 지시를 내린 것"이라며 "이들 업체의 불법파견 사례가 공개된 상황에서 일부만 직접 고용으로 전환한 뒤 하도급업체와의 계약을 다시 파견으로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이번에 적발된 업체가 위탁 운영하는 다른 급식소에 대해서도 개선계획을 제출 받아 시정 명령을 내린 뒤 개선 조치가 미흡할 경우 추가 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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