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이 5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목한 북한 상어급 잠수함의 기동은 천안함 침몰 사고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잠수함의 무기는 어뢰다. 우선 잠수함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어뢰를 발사했을 경우다. 북한의 주력 기종인 상어급 잠수함에는 모두 4기의 중어뢰를 탑재할 수 있다. 어뢰의 사거리가 22㎞에 달하고, NLL부터 사고 수역까지의 거리가 14㎞ 정도에 불과한 것에 비춰 보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또 보통 중어뢰는 탄도 중량이 250㎏에 달한다. 천안함 사고 수역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1.5의 지진파를 일으킬 만한 위력이 TNT 180㎏ 정도로 분석된 것을 감안하면 정황상 들어맞는다. 하지만 실제 북한이 NLL 북쪽에서 어뢰를 발사했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사거리와 공격거리는 다르기 때문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잠수함은 보통 5㎞ 이내에서 어뢰를 발사해야 명중률이 높다"며 "어뢰의 운항거리가 길 경우 감시망에 포착될 수 있고 적이 회피 기동을 할 여유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북 잠수함이 NLL을 넘어와 공격했을 경우다. 국방부는 5일 국방과학연구소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근거로 "사고 당일인 26일을 기준으로 백령도 근해 해양 환경을 대입하면 초계함이 소나를 가동해 적 잠수정(함) 반잠수정 어뢰를 탐지할 확률은 70%"라고 밝혔다. 여전히 30% 정도는 탐지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백령도 인근 수역처럼 물살이 세고 섬이 많아 매복하기 좋은 해역에서는 발견 확률이 10분의 1인 7%에 불과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다. 적의 움직임을 완전히 주시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든 공격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상어급 잠수함은 최대속력이 8.8노트(시속 1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뢰를 발사한 후 전속력으로 도망쳤다고 해도 사고 당시 속초함이 포착한 "45노트로 북상하는 물체"와는 차이가 크다. 이 잠수함이 북상하지 않고 숨어 있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하지만 서해의 얕은 수심을 감안할 때 한국군이 이 잠수함의 행방을 놓쳤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 한국군이 보유한 1,200톤급 잠수함의 잠행 시간이 사흘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325톤급인 상어급 잠수함은 물속에서 채 하루를 버틸 수 없다. 김 위원장은 "북한 비파곶에서 상어급 잠수함의 기동이 있었고 23일 6회, 24일 3회, 26일 1회 탐지됐는데 두 척 중 한 척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문제의 한 대가 공격했을 수 있다. 하지만 천안함과 무관하게 북한 수역에 있는데 한미 정보자산으로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결국 잠수함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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