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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아베, “미래 협력” 한목소리 냈지만 과거사엔 여전히 시각 차
朴 “과거사 필요조치 함께 했으면”..아베는 과거 얘기 없이 “한일은 중요한 이웃”
위안부 협상, 8월 아베 담화가 분수령
22일 양국 수도에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행사에 참석해 관계 개선의 의지를 강력하게 표출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실제로 손을 잡고 새로운 한일관계의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주한 일본대사관과 주일 한국대사관이 각각 서울과 도쿄에서 개최한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교차 참석, 축사를 통해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동안 취임 이후 다자회의 등의 계기에서 잠깐 만난 것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의 정상회담도 갖지 못한 양국 정상이 이날 상대 측이 주최한 리셉션에 참석한 것 자체가 ‘뉴스’였다.
양국 정상의 축사에는 ‘미래’를 향해 ‘협력’해야 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었지만 박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를 짚은 반면 아베 총리는 과거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과거사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는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올해를 미래를 향한 “역사적 기회”이며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한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는 우리의 책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신의를 보다 깊게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양국이 함께 취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과거사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했지만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일본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특사로 방한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접견한 자리에서는 아베 총리에 대해 “1965년 일본 역대 내각이 견지해온 인식을 확실히 계승하게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올바른 역사인식 표명을 보다 직접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축사에서 과거사에 대한 거론 없이 “앞으로 50년을 내다보며 함께 손을 잡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 “한국과 일본은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고 말했다. 또 누카가 회장은 박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아베 총리가 고노·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도 고통스러운 경험을 한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는 생각을 표명하고 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국장급 협의를 통해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양국 정치권 차원에서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이날 양국 정상의 행보로 인해 경색됐던 한일관계가 새로운 출발을 위한 대화의 물꼬를 트고 새로운 50년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또 연내에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유흥수 주일 한국대사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 한국과 일본이 정상회담을 하는 전제가 아니며 어느 정도 정상 간에 이 문제에 대한 양해가 있는 가운데 개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한일 정상회담 기대를 키웠다.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도 “한중일 정상회담 때 자연스러운 형태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가을 한중일 3국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이 함께 개최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관건은 양국 정상들이 이날 보여준 관계 개선 의지를 얼마나 양국 간 핵심 현안 해결에서 행동으로 보여주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정부나 피해자들 모두가 100% 만족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양국 정상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오는 8월 아베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도 진정한 관계 개선이 가능할지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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