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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트레이드가 돌아온다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내수경기를 부양하려는 일본의 ‘무제한 엔화 풀기’로 한동안 잊혀졌던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고 미국 CNBC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이자가 싼 엔화를 빌려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의 두드러진 엔저로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이다.

제스퍼 바그만 RBS 수석통화전략가는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올해 들어 다소 진정되면서 위험자산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엔 캐리 트레이드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아베 신조 정권이 대규모 경기부양을 위해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는 것이 배경”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엔-달러 환율이 100엔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캐리 트레이드에서 엔화가 가장 매력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성립하려면 크게 세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하나는 엔화 약세. 그것도 추세적으로 엔화 가치가 떨어져야 위험부담이 작아진다. 외국에 투자한 자산을 파는 시점에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환차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는 일단 이런 리스크가 줄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살아나면서 이들 국가의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엔 캐리 트레이드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특히 영국 파운드와 스위스 프랑 등 안전피난처로 통하던 통화의 수요가 감소하는 것이 직접적으로 엔 케리 트레이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크레디트아그리콜의 글로벌 통화정책연구소장인 미츠이 코타케는 “당분간 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통화가치가 계속 낮게 유지돼 온 스위스프랑 마저 수요가 줄면서 엔 화가 캐리 트레이드 용 통화로 시장에서 점차 각광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캐리 트레이드의 투자 위험도 여전히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 거의 자취를 감춰버렸다. 작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터진 뒤 반짝 엔 캐리 트레이드가 살아나긴 했지만 곧바로 엔화 가치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없던 일이 됐다.

따라서 최근 불고 있는 엔 캐리 트레이드 부활 조짐도 장기간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안정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분석이다.

바그만 전략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양적 완화를 실시할 가능성이 여전한데다 미국과 유럽이 경기침체 기미를 보일 경우 엔화는 다시 강세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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