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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용품 업체들은 마케팅을 위해 선수와의 계약에 사활을 건다. 유명 선수에게 자사의 클럽이나 골프볼 등을 사용하게 하는 대신 계약금을 주고 좋은 성적을 낼 땐 인센티브까지 보장한다. 물론 모자 옆이나 골프백에 용품사 로고를 새기는 조건이 붙는다. 계약한 선수가 잘하면 그만큼 회사 로고가 미디어에 자주 노출돼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고 '박인비가 쓰는 볼' '장하나가 쓰는 클럽' 같은 식으로 입소문이 퍼지면 판매에서 '대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결과가 성적으로 나올 때 업체들은 뒤에서 함박 웃음을 짓는다.
◇브랜드 자존심을 걸고…용품업체 대리전=올해 선수 마케팅의 큰손은 단연 일본 브랜드들이다. 2012년부터 선수 후원에 팔을 걷어붙인 일본 클럽 혼마는 추가로 후원 계약을 했다. 기존의 김하늘과 김혜윤 등에 허윤경과 김다나를 영입했다. 혼마 역시 젊은층 공략을 위해 선수 마케팅에 뛰어든 결과 자사 클럽을 쓰는 선수들이 2년간 10승을 쓸어 담으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최근에는 '팀 혼마' 발대식을 열기도 했다.
과거 선수 후원에 소극적이었던 야마하는 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는 9명,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멤버 2명과 계약했다. 한꺼번에 무려 11명을 영입한 것이다. "젊은 투어 선수들을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바꿔보기 위한 것"이라는 게 야마하 관계자의 설명이다. 윤채영과 윤슬아, 변현민, 이예정, 홍란, 박유나, 임지나, 박소연, 조영란, 지난해 KPGA 투어 장타왕 김태훈도 올해부터 야마하 제품을 쓴다.
◇강호들의 선택은?=캘러웨이는 미국 무대를 두드리다 올해부터 국내 투어에 전념하기로 한 국내 남자골프의 대표 장타자 김대현과 최근 계약해 화제를 모았다. 캘러웨이 관계자는 "김대현 영입을 위해 3~4년간 공을 들였다"고 귀띔했다. KLPGA 투어의 인기 스타 양수진도 올 시즌을 앞두고 캘러웨이로 '싹' 바꿨다. 미국 무대에서 뛰는 여자골프 샛별 리디아 고도 캘러웨이 식구가 됐다.
테일러메이드는 지난해 KLPGA 투어 상금 1·2위 장하나와 김세영, KPGA 투어 상금 1·2위 강성훈과 류현우가 SLDR 드라이버를 사용한 덕에 홍보 효과를 누렸다. 아이언의 경우 장하나는 테일러메이드, 김세영은 미즈노 제품을 사용하며 강성훈은 테일러메이드, 류현우는 캘러웨이 용품을 쓴다. 볼은 타이틀리스트의 전통적인 강세 속에 최근 몇 년 새 선수 마케팅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던롭 스릭슨, 국산 브랜드 볼빅의 대결 구도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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