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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역술, 불확실성 커지면 더 많이 찾아

원하는 소리 들을 때까지 보는 경우도

[리빙 앤 조이] 역술, 불확실성 커지면 더 많이 찾아 원하는 소리 들을 때까지 보는 경우도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점을 보는 이유 특정 가게를 자주 찾는 이를 이르는 말인 단골. 단골이란 말은 사실 전라도 사투리인 ‘당골’에서 나온 말로 당골은 점집 문지방이 닳을 정도로 무속ㆍ역술인을 자주 찾는다는 의미의 단어였다. 대부분의 일간지가 지면을 할애해 띠별 운세를 소개하고 상당수의 사람들이 하루를 운세 확인과 함께 시작할 정도로 점은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다. 또 연말 연초에는 이듬해 국운이나 재운이 화제가 되고 기독교 신자들마저 토정비결을 펼쳐들 정도로 우리에게 점을 보는 것은 보편적인 관습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점을 많이 보는 이유는 뭘까. 지난 10년간 길거리 사주포차와 사주카페, 철학원이 부지기수로 늘어나면서 점을 보는 행위는 간절한 기원과 미래에 대한 궁금증을 넘어서 색다른 취미 생활로까지 변화하고 있다. ▲불확실성 피하고 절대적인 존재에 의지 운세 서비스 시장이 성수기를 맞는 연말연시. 이번 세밑 만큼은 취업난, 기업들의 구조조정 및 연이은 부도로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역술인들과 무속인들을 찾는 발길은 더욱 잦아지고 있다. 삶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 가장 먼저 기댈 곳을 찾기 시작하는 사람들은 의지력이 약한 부류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람들의 특성을 ‘자존감이 약하다’고 표현한다. 자존감이 약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스스로 찾기 보다는 외부에서, 특히 절대적이고 강력한 존재에 의해 얻고자 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답을 주길 바라며 점집을 찾게 된다. 김진세 고려제일신경정신과 원장은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 운세 서비스는 더욱 성업하게 될 것”이라면서 “자존감이라는 것은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인데 위기 상황에 놓이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이르게 되고 의지할 곳을 외부에서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위로 받을 곳을 찾아서 사실상 점집에서 들은 것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들은 미래를 확인하기 위해 점집을 찾는 것이 아니라 위로를 받기 위해 점집을 찾는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혜남 신경정신과의원 박사는 “점 보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점집을 찾아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운을 뗀 뒤 “점을 보는 행위 자체가 자기 생각에 동조해 주는 사람을 만나고자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자기가 생각한대로 말해주는 집이 가장 용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실제로 종로2가의 유명 사주카페 ‘오쇼’의 무속인 서경식 씨는 “새로운 사실을 알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자신의 지나온 삶을 되짚어 보고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60대 이상의 전문직종 종사자들이 그런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유명 타로마스터(타로카드 전문가) 최정안 씨의 상담사례를 들어보면 그의 직업은 심리상담가에 가깝다. 최 씨에게 타로점을 보려면 한 시간당 1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길거리 타로카드 점이 3,000원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30배 이상의 금액이다. 이 같은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 씨는 “타로카드는 점이 아니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심리치료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카드를 오픈하고 뜻을 해석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이 겪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함께 파헤치고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진정한 타로카드 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씨는 타로마스터지만 타로카드 없이도 그 사람의 내면을 파악하고 상담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최 씨는 “타로마스터는 예언가나 점술가가 아니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직업”이라고 말한다. ▶▶▶ 관련기사 ◀◀◀ ▶ "나쁜 운세 나왔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 역술의 역자는 상황을 거꾸로 보라는 뜻 ▶ 역술, 불확실성 커지면 더 많이 찾아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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