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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조 틀 깨지나] <하> 딜레마에 빠진 G2

美-中 타협없이 충돌땐 '세계경제 더블 딥' 현실화 우려<br>경기회복 과정 자국이해 앞세워 국제공조 유지 갈수록 힘들어져<br>각국 통상전쟁·충돌 가능성 잠재 미래 불투명성 다시 불거질 경우<br>금융위기 보다 심각한 불황 직면


위안화 절상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금융위기가 발생하자마자 경제 전문가, 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우려했던 모습이다. 사실상 글로벌 경제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두 나라가 각자의 이해에 몰입해 충돌과 마찰을 빚을 경우 지난 1929년 대공황 직후 나타났던 극도의 보호무역주의 폐해를 재차 반복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양국이 양보와 타협 없이 충돌할 경우 비록 최악의 파국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금융위기의 상처를 이제 막 치유하기 시작한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는 쉴 새 없이 위기에서 위기로 이어지는 아슬아슬한 상황을 지나왔다. 이 와중에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펼쳤던 재정방출은 그리스발 재정적자 리스크에서 보듯 '제2의 위기'를 유발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높였다. 특히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이 재차 불거질 경우 글로벌 경제는 곧바로 불안정해져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이례적으로 지난 14일 폐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세계경제에 더블딥 현상이 생겨날 수 있다. 경제위기가 재발하면 피해가 엄청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그만큼 현 세계경제 상황이 중대한 전환기에 와 있음을 시사한다. 주요국들이 국제공조의 틀 밖으로 삐져나오려는 이면에는 각국 단위로 느끼는 이 같은 위기가 상당 수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서 유동성 공급은 줄이면서도 경기부양책을 지속하는'이중 플레이'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미국은 10%대의 실업문제에 내몰려 출구전략을 언제쯤 선택할지 가늠할 수 없는 형편이다. 세계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불협화음을 보여왔다. 특히 올해 버락 오바마 정부가 수출 확대를 통한 무역적자 축소와 일자리 창출을 올해 국정목표로 내세우면서 중국과의 무역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산 저가 타이어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관세 부과로 시작된 두 나라 간 무역마찰은 중국이 미국산 닭고기에 최대 105%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이 또다시 중국산 선물상자와 장식용 리본에 231%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면서 통상문제를 넘어 국제금융체제를 뒤흔들 환율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 간 통상마찰이 지속된다면 미국은 결국 의도한 대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위험한 도박을 시도할 수 있으며 이의 대응책으로 중국 역시 보유한 미 국채의 투매라는 극약 처방으로 맞설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2개국(G2)으로 불리는 두 나라가 파열음을 내게 되면 현재 세계경제를 이끄는 주축국인 주요20개국(G20)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정상회의를 통해 어렵게 마련한 글로벌 공조체제가 크게 위협 받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마찰뿐 아니라 같은 유럽연합(EU)의 중심국인 독일과 프랑스도 최근 파열음을 내면서 글로벌 공조체제 지속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경제장관은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회견에서 독일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막대한 무역수지를 챙기는 것은 유로존의 안정을 뒤흔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독일이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임금을 낮추는 것은 유로존 전체를 위한 지속 가능한 정책이 될 수 없다"면서 "독일이 무역 상대국들의 수출확대를 돕기 위해서는 오히려 국내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현재는 각국 모두가 서로를 향해 무한경쟁의 통상마찰이나 충돌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회원국이 역내 특정국의 거시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터부시됐던 것으로 라가르드 장관의 이번 발언은 최근 그리스 지원과 관련한 독일의 '직접 지원 불가' 입장에 대한 프랑스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독일은 최근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며 중국에 이어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지만 임금하락 압력과 실업증가 위협 등으로 앞으로 1년간 성장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012년부터 미국에서 정크본드의 만기 도래와 미국정부의 재정적자로 대규모 '돈맥경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16일 뉴욕타임스(NYT)는 2012~2014년에 총 7,000억달러(약 794조원) 규모의 정크본드가 만기를 맞는데다 미 정부의 만기채권 연장규모가 2조달러(약 2,2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께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의 만기가 이 기간에 몰리기 때문이며 이 경우 상환이 여의치 않거나 새로운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업들이 나타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또 한번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 케빈 캐시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간신히 숨통이 트인 미국의 자금시장이 이 같은 자금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미국 기업과 정부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2012년에 엄청난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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