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의 집은 다 지어놓고 두 다리 뻗고 자지 못하는 건축물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념관을 다녀갈텐데 누가 시공했는지 궁금해할 것 아닙니까? 하자 보수도 계속 해야하구요. 설계자는 떠나지만 시공자는 남습니다. 많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응노의 집을 시공한 덕청건설의 송광석(사진) 대표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지역의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탄생하는데 일조했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끼는 듯 했다.
충남 금산군에 본사를 둔 덕청건설은 지난해 226억원의 매출을 올린 중소 건설사지만 토목뿐 아니라 학교ㆍ수련관ㆍ요양 및 복지시설 등 건축분야에서도 상당한 시공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시공실적을 바탕으로 300여개 업체가 참여한 입찰에서 적격심사를 통해 당당하게 시공권을 따냈다.
송 대표는 이응노의 집을 시공하면서 지하 수장고를 설치하는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했다. 기념관 터가 물골이어서 상당한 양의 물이 흘러내려 지하에 위치한 수장고에서 결로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 실험실과 연구시설을 많이 시공해봤기 때문에 항온ㆍ항습은 자신있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흔치 않은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적용하고, 전시실의 한쪽 벽면을 흙담벽으로 시공하는 것도 난제였다. 특히 콘크리트 외벽에 거푸집을 설치하고 황토를 부어 하루에 15cm씩 흙담을 쌓아올리는 작업은 까다로웠지만 결과적으로 기념관의 건축미를 돋보이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송 대표는 "홍성이 낳은 세계적 거장의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관을 건립하는 사업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긍지를 갖는다"며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기념관을 찾아 고암의 작품을 감상하고 그 감성을 그대로 느끼게 해 준다면 제2, 제3의 이응노가 나오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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