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가 미국 집 값을 내린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위기 재점화 가능성으로 투자 자금이 미 국채 등 달러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미국 주택 구매자들이 뜻밖의 수확을 얻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안전자산 선호로 미 국채의 가격이 오르자 반대로 가는 수익률(금리)은 급락, 이에 연동해 움직이는 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역시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주 미국의 30년물 모기지 평균 금리는 4.84%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 50년 저점에 근접했다. 지난 주말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3.2%로 내리며 모기지 금리 하향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모기지 금리는 통상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에 연동돼 이보다 1.5%포인트 높은 선에서 움직여 왔다. WSJ는 "지난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모기지 증권 매입이 종료됨에 따라 주택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관측됐지만 유로존 사태로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며 "올 여름 주택 금리가 6% 이상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던 전문가들이 4.5%선으로 더 낮아질 것이라 말을 바꾸고 있다"고 언급했다. 통상 모기지 금리가 1%포인트 내릴 경우 주택 가격은 평균 10% 정도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신문은 "모기지 금리가 1%포인트 내리면 구매가 40만 달러 주택에 적용되는 30년물 고정금리의 월 불입금액이 250달러 가량 줄어든다"며 "구매자들은 여분의 침실, 수영장을 얻거나 남은 돈으로 기타 소비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1960년부터 2003년까지 30년물 미 모기지 금리는 5% 이하로 떨어진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지난 4월 9일만 해도 금리는 5.27% 대에 달했다. 실제 현 미 주택 담보 대출자의 절반 가량이 5.75%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 받고 있다. 신문은 "현 금리는 지난해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강하게 개입했던 시점과 비슷한 '믿기 힘든' 수준"이라며 "금리가 낮아지면 매달 불입금이 하락해 신규 수요가 촉발되고 기존 대출자들이 무더기로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어 주택 시장에 강한 이동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면서도 "모기지 금리가 얼마나 더 하락할 지, 현 금리를 얼마간 유지할 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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