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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5ㆍ8호선이 지나는 천호역 주변은 천호뉴타운과 천호지구단위계획구역 등이 한데 모여 이 일대 대부분이 개발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한강과 맞닿아 있고 교통 여건도 우수해 서울시내의 유망 투자처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 23일 천호뉴타운 내 4개 구역(7~10구역)을 한 구역으로 통합해 최고 50층 규모의 아파트 2,200가구를 짓고 2만㎡ 이상의 녹지를 확보하기로 했다. 한강변 전략ㆍ유도정비구역에 적용되던 '한강공공성회복 선언'이 뉴타운에 적용되는 첫 사례인 셈이다. 25일 오후 천호뉴타운 일대 부동산시장은 이러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잠잠한 모습이었다. 통상 재개발구역에는 중개업소가 몰리기 마련이지만 이 일대에서는 이마저도 찾기 어려웠다. 대로 및 이면도로변에는 문구류와 공구 상가만이 밀집해 있다. 총 7개 구역으로 구성된 천호뉴타운은 선사로 동쪽 1ㆍ2구역이 조합설립을 준비하고 있고 이번에 통합된 7구역은 오는 2013년에야 노후도 등 정비구역 지정요건이 충족된다. 이때문에 정비사업이 마무리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현지 부동산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재 천호뉴타운 7구역의 지분값은 다가구주택이 3.3㎡당 2,000만원선이며 다세대ㆍ빌라는 33㎡ 안팎 지분을 기준으로 3.3㎡당 4,500만~5,000만원선이다. 어느 쪽이든 투자비용이 5억원은 드는 셈이다. 천호2동 M공인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 거래가 끊기면서 지분값도 소폭 하락했다"면서도 "한강 조망에 입지도 좋아 언제든 집값이 살아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사업성은 뛰어난 편이다. 7구역의 경우 가구 수는 900여가구 에 불과하지만 건립 규모는 2,200가구로 예정돼 있다. 임대주택을 빼더라도 조합원 대 일반분양 가구 비율이 1대1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천호동 G공인의 한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는 단언할 수 없지만 지분이 큰 다가구주택을 매입하면 120㎡형 아파트까지는 추가분담금 없이 입주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7구역의 노후도가 아직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빠른 사업 진행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7구역 남측 '천호지구단위계획구역' 내 물건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곳은 천호역과 걸어서 5분 거리에 불과하고 도로도 잘 정비돼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곳은 지난해 6월 재정비계획이 수립돼 지금은 정비업체들이 조합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지분값은 7구역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천호동 일대는 교육환경이 열악한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초ㆍ중학교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지만 고등학교는 고덕동까지 나가 통학해야 한다. 학원 등 사교육시설도 미비한 편이다. 천호동 M공인의 한 관계자는 "재정비사업을 계기로 학교 등 기반시설만 확충되면 비교적 저평가된 천호뉴타운이 흑석ㆍ한남뉴타운에 버금가는 주거 환경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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