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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동안의 고독' 노벨상 수상 작가 마르케스 타계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198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콜롬비아 출신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17일(현지시간) 향년 87세로 타계했다.

 멕시코 일간 엑셀시오르와 콜롬비아 일간 엘 에스펙타도르 등에 따르면 마르케스의 가족들은 그가 이날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의 코요아칸 소재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마르케스는 지난달 말 멕시코 국립의료과학연구소에서 폐렴과 요로 감염증 등의 증세로 입원 치료를 한 뒤 1주일 여 만에 퇴원했으나 몸 상태가 극도로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들은 그가 지난 15년간 림프암으로 투병하는 동안 암세포가 폐 등 장기로 전이돼 합병을 불러온 것으로 추정했다.

 멕시코 신문을 포함해 그가 한때 신문기자로 일해온 엘 에스펙타도르 등 언론들은 일제히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콜롬비아 출신 거장의 죽음에 천년의 고독과 슬픔이 느껴진다”며 부인과 유족을 위로했다.

 1960년대 초반부터 50여년간 멕시코에 거주한 마르케스는 지난달 6일 생일을 맞아 자택을 방문한 기자들과 회견한 게 외부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마르케스는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1982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으며 17세기 미겔 데 세르반테스 이후 현존하는 스페인어권 문학의 거장으로 손꼽혀 왔다.

 ‘백년 동안의 고독’은 세계 35개국 언어로 번역돼 5,000만 부가 팔렸다.



 마르케스는 라틴아메리카 대륙이 겪은 역사와 토착신화의 상상력을 결합해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소설 미학을 창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카리브해연안에 있는 콜롬비아의 아라카타카라는 마을에서 전신국 직원의 11남매 중 맏이로 태어나 스페인 정착민과 원주민, 흑인 노예들의 삶을 지켜보면서 조부모와 함께 유년시절을 보냈다.

 1981년 멕시코에 정치적 망명을 요구했으나 멕시코 당국은 마르케스가 군사정부의 박해를 받았다고 간주할 만한 요인이 없다며 거부했다.

 ‘가보’(Gabo)라는 별명을 가진 마르케스는 쿠바 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델 카스트로(87)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절친한 사이다.

 2002년에는 엘 에스펙타도르 등 신문사에서 열정적인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을 회고하는 내용의 첫 회고록을 펴냈다.

 2010년에는 암 투병 중이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자신의 연설문집을 모아 발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2012년 마르케스가 치매를 앓아 모든 집필 활동을 중단한 상태라고 그의 동생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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