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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유희, 조각가 박선기 내달 10일까지 개인전

납작하게 눌러 만든 평면적 작품으로 착시현상 이용해 입체적인 느낌 표현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 개인전을 열고 있는 조각가 박선기. 책상위 정물을 표현한 하얀색 작품이 실제로는 눈의 착시를 이용한 납작한 작품이라는 사실에서 감상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사진제공=아트사이드갤러리

서울의 호텔신라와 웨스틴조선호텔, 현대카드 본사와 삼성물산, 송도 포스코, 신세계 분더샵과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과 롯데백화점 김포점, 김종영미술관은 물론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의 설화박물관까지. 고급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있다. 바로 조각가 박선기의 설치작품이다. 소위 '잘 나가는' 그리고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큰' 기업들이라면 대부분 그의 조형작품을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각적으로 아름다우면서도 어떤 건물에나 잘 어울리는 '유동적 융통성'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눈의 착시를 이용한 작품들이라 사람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한국 뿐만아니라 뉴욕ㆍ밀라노ㆍ스페인ㆍ프랑스ㆍ중국ㆍ홍콩 등 세계 각지에 그의 컬렉터가 포진하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조형물 설치의 대세'로 통하는 박선기의 개인전이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6월10일까지 열린다. 박선기는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책상ㆍ과일 등의 친근한 소재들을 조각으로 만들되 흰색으로 납작하게 눌러 만든다. 대신 눈의 착시현상을 교묘히 적용해 입체적인 느낌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관람객은 얇은 평면적 작품의 주변을 오가며 '시점(視點)의 유희'를 누리게 된다.

3년 만에 갖는 그의 이번 개인전에는 작품 변화가 눈에 띈다. 납작한 하얀 색 조각은 그대로지만 '잘랐다'. 그것도 채썰기 방식으로 자르는 '슬라이스 개념'을 도입했다. 채 썬 당근을 그대로 두지 않고 살짝 비틀어 둔 모양에서도 우리는 그게 당근인지 사과인지를 금새 알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평면에서 입체성을 찾던 우리의 눈은 잘려 분열된 형상을 머릿속으로 이리저리 배열하는 또 한번의 시각 유희를 경험하게 된다.

작가는 "미술은 시지각이다. 눈을 통해 작가의 정신을 찾을 수 있을 때 그 작품이 항상 신선하고 영구불멸 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자명한 사실이다."고 15년 전에 쓴 자신의 글로써 이 같은 조작과 변주의 이유를 얘기하고 있다.



한편 박선기의 대표작 중 하나인 숯 설치작품도 선보였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고 투명한 실에 매달린 숯들은 '치유와 정화'를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허공에 매단 수만 개 숯으로 6m짜리 한옥 기와대문을 지었다. 멀리서 보면 분명 존재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숯 덩어리에 불과한 허상으로 보이는 이 작품 역시 눈의 착각을 활용하는 박선기의 작품세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02)7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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